신유빈·전지희 조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 상대는 바로 '북한'이었다.
시상대에서 신유빈이 선보인 매너에 북한 선수들도 움직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경기는 남북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 이유는 아시안게임 탁구 결승에서 한국과 북한이 붙은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1세트 초반부터 북한을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며 2세트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3세트를 치열한 접전 끝에 북한에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은 4세트, 5세트에서 점수를 내리 따내며 북한을 꺾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게임스코어 4-1(11-6, 11-4, 10-12, 12-10, 11-3)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곧바로 시상대에 올라가지 않고 동메달의 일본, 인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다음으로 은메달을 딴 북한 선수들을 향해 다가갔다. 신유빈이 손을 내밀자, 북한 선수들도 슬쩍 손을 내밀어 마주쳤다.
하이라이트는 그다음 장면이었다. 신유빈은 기념 촬영 과정에서 북한 선수들을 향해 '올라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당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는 신유빈과 전지희, 그리고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모여있었다. 이때 신유빈이 북한 선수들을 향해 손짓한 것이다.
신유빈의 손짓에 북한 선수들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편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약 5년 만에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 대결을 볼 수 있었다.
다만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는 늘 차가운 바람만 불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은 한국 선수단, 취재진 등에게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유도 남자 73kg 이하급에 출전한 강헌철은 북한 김철광과 맞붙었다. 이후 패배한 강헌철이 손을 내밀었으나 김철광은 이를 거절했다.
또 사격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한국이 러닝 타깃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북한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을 향해 1위 단상 위에서 기념 촬영을 찍자고 했으나 이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