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신고 전화 속 '신음소리' 잡아낸 소방관의 기지... 소중한 생명 구했다 (화성)

2023-10-01 12:02

한 40대 남성의 생명을 구한 소방관
“신속히 대원을 출동시켜 생명 구해”

누군가가 119 상황실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말없이 신음소리만 들려올 뿐 신고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소방관의 기지가 한 40대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

119 신고를 받고 출동 지령을 내리는 임혜진 소방위의 모습이다. / 뉴스1
119 신고를 받고 출동 지령을 내리는 임혜진 소방위의 모습이다. / 뉴스1

지난달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분쯤 경기 화성시 팔탄면의 한 주형 및 금형 제조 공장에서 작업자 A(47)씨가 롤링 기계에 팔이 끼이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공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A씨는 기계에 끼인 채 119로 신고했으나 너무 고통스러워 말을 잇지 못한 채 신음소리만 간신히 냈다.

이때 근무하고 있던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 종합상황실 소속 임혜진 소방위의 기지가 빛을 발휘했다.

신고를 받은 임 소방위는 아무 소리가 없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고 전화에 귀 기울인 것이다. 이내 전화기 너머 고통을 호소하는 신음 소리를 잡아냈다.

자칫 잘못 걸린 전화로 생각했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에 사고가 발생했음을 직감한 임 소방위는 즉시 신고자 휴대폰 GPS 위치를 확인하고 출동 지령을 내렸다. 이후 오후 4시 21분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공장 내 기계에 팔이 낀 A씨를 발견하고 구조한 후 헬기로 병원에 이송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119 헬기 자료 사진이다.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119 헬기 자료 사진이다.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같은 날 뉴시스는 "당시 A씨는 오른손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사고로 극한 고통을 느껴 제대로 된 신고를 할 수 없었던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또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된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자칫 오인 신고로 처리될 수 있던 상황 속 끝까지 생존을 위한 신호를 놓치지 않고 신속히 대원을 출동시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다. 경기 소방은 도민 안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ome 강보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