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둥이 가족'이 멀고도 험난한(?) 귀성길에 올랐다.
주인공은 바로 육군 17사단 김진수·서혜정 대위 부부와 두 살배기 다섯 쌍둥이(소현·수현·서현·이현·재민)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가족은 추석을 맞아 경남 창원에 있는 아이들의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차로 5~6시간 걸리는 여정이다. 연휴라 현재 교통 상황까지 고려하면 9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
28일 연합뉴스는 가족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빠 김 대위는 다섯쌍둥이의 안전한 귀성길을 위해 아내와 함께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각오를 다졌다.
9인승 승합차에는 카시트 5개가 나란히 설치됐고 짐 가방에는 아이들 끼니를 위한 유아용 밀키트 등 '비상식량'도 가득 담겼다.
오랜 여정에 돌발 변수를 줄이기 위해선 아이들이 잠든 새벽 시간을 틈타 신속히 '이송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김 대위는 운전을 하고 엄마 서 대위는 아이들을 돌본다.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도 있어 도착 전까지는 늘 '비상 대기 체제'가 유지된다고 한다.
김 대위는 "차량이 멈춰 서면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용한 새벽에 신속히 움직이려고 한다"며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항상 문제는 발생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둥이 가족은 추석 당일인 29일에는 밀양의 증조할머니댁으로 간다. 20여 명의 대가족이 모일 예정이다.
89세의 증조할아버지는 증손주들을 보고 "아이고 귀엽다. 잘 자란다"라고 연신 말씀하시며 즐거워하신다고 한다.
김 대위는 "원래는 초등학생인 제 사촌 동생이 제일 어렸는데 갑자기 아가들이 많아졌다"며 "어르신들도 한층 환해진 분위기에 무척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설 때와 달리 아이들이 '엄마·아빠·맘마'처럼 두 글자 단어를 말할 수 있어 이번 추석에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오둥이 출산은 1987년 이후 34년 만이었다. 축복 속에 태어난 아이들은 지금 키 80cm에 몸무게 10∼12㎏로 건강하게 잘 자랐다. 아장아장 걷기도 한다.
김 대위는 "외출하면 아이들이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니 품에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체력이 2배로 소진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들 가족에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서 대위가 다음 달 인천을 떠나 다른 지역에 있는 교육 기관에 입소해 1년간 생활하게 된 것이다. 주말 부부 생활을 해야 한다.
김 대위는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하지만, 군인 가족으로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할머니와 돌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주어진 상황을 잘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아이들이 태어날 때 모습이 생생한데 그동안 주변의 배려와 관심 속에 다섯쌍둥이가 잘 자라고 있다"며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