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비디오판독(VAR)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장면이 나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말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맞붙었다. 이날 한국은 전반 11분 백승호의 페널티킥 선제골, 전반 12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헤더골로 2-0으로 앞서갔다.
2골을 앞서고 있던 한국. 방심은 금물이었던 것일까.
전반 28분 막사트 알리굴로트는 백승호(전북 현대)의 터치가 약간 긴 틈을 타 공을 뺏어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이 2-1로 앞선 전반 32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날카로운 패스를 정우영이 가슴으로 받아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이 득점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취소됐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는 순간, 정우영이 최종 수비 앞에 있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느린 그림으로 다시 보니 '오심'이었다.
정우영은 등번호 2번 수비수 누를란 우울루 아딜레트보다 뒤에 있었으나, 이번 대회는 비디오 판독이 없기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를 본 KBS 이영표 해설위원은 "아. 이거 아니다. 이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고 말했고, 남현종 캐스터는 "만약 이 대회에 VAR이 있었다면 골 인정 아니냐. 지금 이건 육안으로 확인해도 온사이드였다"고 덧붙였다.
오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날 키르기스스탄을 5-1로 꺾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다음 달 1일 개최국인 중국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편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도입된 VAR은 주요 국제 대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역대 아시안게임 축구와 야구 경기에서 VAR을 도입한 적은 없으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VAR을 활용한 바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축구연맹이 아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최한다. 지난 1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와 OCA 등 대회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이번 대회 축구와 야구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