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기각돼 구치소에서 나와 처음으로 한 말

2023-09-27 08:04

영장 기각 후 취재진 앞에 선 이재명
150여 지지자들 현장서 일제히 환호성

구속 위기를 맞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따라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다 풀려났다.

이날 오전 3시 49분쯤 이 대표는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걸어 나왔다. 현장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 150여 명이 일제히 "이재명"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이 대표는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 탑승했다가 몇 분 뒤 차에서 내렸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전날 오전부터 장시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대기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소감을 묻는 물음에 "인권의 최후 보루를 증명해 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등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구속 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등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구속 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그는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제 모레는 즐거워해 마땅한 추석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의 현안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 등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이 대표는 단식 회복 치료를 받던 녹색병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앞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마중 나온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 최고위원에게 "정말 고생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고위원과 서 최고위원 등은 하늘을 응시한 채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영장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2시 23분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자 지지자들은 "이럴 줄 알았다" 등의 발언을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조선일보 등은 보도했다.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등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구속 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등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구속 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