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북한 선수들을 달래주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를 일으켰다.
정유진(청주시청), 하광철(부산시청), 곽용빈(충남체육회)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격 대표팀이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10m 러닝타깃 정상 단체전에서 북한에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러닝타깃은 정지한 상태가 아닌 사냥감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는 종목이다. 표적 속도가 일정한 정상 종목, 무작위로 속도가 다른 혼합으로 나뉜다.
이 메달은 이번 아시안게임 첫 가격 종목 금메달이다. 또 아시안게임 역사상 남녀 통틀어 10m 러닝타깃 단체전 첫 우승인 만큼 뜻깊은 메달이다.
특히 북한과 1668점으로 동점을 기록했으나 한국 대표팀은 10점 정중앙을 맞는 이너텐(Inner Ten) 횟수로 북한을 이겼기 때문에 더욱 짜릿한 승리였다. 한국은 39번을 기록하며 29번을 기록한 북한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 인해 북한은 2018년 열린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국제무대 복귀전 첫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에 북한 선수들은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북한 대표팀은 경기 종료 후 시상대로 향할 때부터 고개를 숙이며 등장했다.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선수들은 북한 대표팀에게 말을 거는 등 속상해 보이는 이들을 달랬다. 심지어는 1위 단상에 함께 설 것을 권하기도 했으나 북한 측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시상과 기념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국 선수들은 북한 대표팀과 마주 볼 수 없었다.
이후 홍승표 한국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베일에 싸인 측면도 있고 2018년 창원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리가) 완패한 적도 있다"라며 "이번에도 초반부터 계속 앞선 북한이 우승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판에 뜻하지 않은 (북한 측) 실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