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있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현타'(현실자각타임)왔다는 중년 경비원의 넋두리가 화제를 모은다. 갈수록 심화하는 우리 사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단면이다.
지난해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사연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중소기업 퇴직하고 일자리를 못 구해 강남 소재 한 백화점에 경비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글쓴이 A씨는 "부유층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에스컬레이터 타거나 매장에서 근무 서다가 고객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을 어쩌다 한 번씩 엿듣게 되는데 현타가 세게 온다"고 씁쓸해했다.
그기 겪은 첫 번째 에피소드.
부모님이 조금 늦는 바람에 에르메스 매장 웨이팅 접수에 실패했다. 그랬더니 중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딸아이가 아빠에게 "아. 그러니까 내가 웨이팅 알바 쓰자고 했잖아~~"라면서 투덜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엄마가 "그래 다음엔 웨이팅 알바 쓰자 호호"하면서 지나갔다.
두 번째 에피소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과 부모님이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아들이 "엄마 롤렉스 매장 가자"하니 엄마가 "아니 너 저번에 사줬는데 또 사?"라고 반문했다. 아들은 "아 이번엔 다른 모델이야~~"를 시전했다.
마지막 에피소드.
엘리베이터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 환풍구나 엘리베이터 문 열릴 때 유입된 듯했다.
온몸에 명품 걸친 20~30대로 보이는 여자가 "태어나 실제로 바퀴벌레 본 건 처음이다"며 까무러쳤다. 여자는 "놀라서 과호흡이 왔다"며 A씨에게 의무실을 안내해달라고 했다.
의무실에서 그 환자(?)는 바퀴벌레 본 충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 고객은 VIP였고, 백화점 측에선 청심환도 제공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 있다", "웨이팅 알바 진짜 있긴 하다", "현타 올 이유까지 있나", "나도 대학 자취하기 전까진 바퀴벌레 본 적 없다", "삼류소설이고 주작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백화점 경호팀에서 근무한 적 있다는 누리꾼은 "VIP 고객 오면 따라다니면서 짐꾼도 하고 집사 노릇도 해봤다"며 "10살짜리 딸이랑 엄마랑 와서 명품 매장에서 몇천만원치 물건 사더라. 내가 엘리베이터를 잡아 주는데 딸이 엄마한테 '한국은 물건이 없어서 살 게 없다'라고 말하는 거 들었다"며 있을 법한 얘기라는 의견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