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 일대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송파 일가족 사망' 사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가 나왔다.
25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가 투신한 40대 여성 오 모 씨를 제외한 가족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시어머니는 ‘목 부위 외력이 가해진 상태인 경부압박질식사’, 딸은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남편과 시누이에게서는 타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일가족 5명 중 2명에게서 타살 정황이 확인된 셈이다.
국과수는 "기타 사망에 이를만한 특이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약독물 등 정밀감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결과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오 씨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오 씨의 동선과 유족의 소재지를 확인하던 중 오 씨가 사망 전 김포의 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과 묵은 것을 파악하고 호텔에서 숨져 있는 딸을 발견했다.
또 오 씨의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도 같은 날 오 씨 친가 소유의 서울 송파동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 씨 사망 시점보다 하루 앞선 지난 22일 오후 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오 씨는 지난 6월 2억 7000만 원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 씨는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하다'며 주변에 투자 명목으로 돈을 빌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오 씨는 수억대 빚에 시달리며 1년간 도시가스 요금 약 190만 원을 체납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근 주민센터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 문의했다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답을 듣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채권·채무 문제로 갈등하다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보고 숨진 가족들의 주변인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 경위를 파악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