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공채 개그맨을 사칭해 연예계를 발칵 뒤집은 남성의 행적이 밝혀졌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은 KBS 개그맨을 사칭하고 다닌 최모 씨의 실체를 파헤쳤다.
최 씨를 만난 적 있던 배우들은 그가 화려한 인맥을 과시했다고 증언했다. 여배우 A씨는 "SNS를 보면 연예인들이나 개그맨들이랑 찍은 사진도 많다. '유재석이 소속사에 꽂아줬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남배우 B씨도 "촬영장에 늦게 나타나서는 '코미디빅리그' 회의로 늦었다고 했다. 엄지윤 선배 아냐니까 '지윤이랑 며칠 전에 동기들끼리 모아서 술 같이 마셨다' 말했다. 부럽더라"라고 말한 사실을 전했다.
이에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KBS 22기 공채 개그맨 박성광에게 최 씨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박성광은 "진짜 모르는 사람"이라며 "처음 봤는데 동기들 얘기로는 그 친구가 옛날에 '개그콘서트' 끝나면 사진 찍어달라고 항상 했던 사람이라더라"라고 부인했다. 그는 "그 영상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자기가 '코미디빅리그' 간 게 KBS에서 폭행당해서 이적했다고 말하더라"라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또한 '궁금한 이야기 Y' 측 확인 결과 유재석과 최 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초 씨 포털 프로필에 올라가 있던 안테나 관계자는 "어떻게 (사이트) 프로필에 추가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취재를 하던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최 씨가 2019년에도 강아지 학대범 의혹으로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방송에는 최 씨가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입양한 후 학대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담겼다.
당시 최 씨는 "제가 사실 개그맨 지망생"이라며 "솔직히 어떤 사람이 연예인 하려는데 이렇게 하겠냐. 연예인들은 과거가 털리는데"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제작진은 직접 최 씨를 만나 사칭 논란에 대해 물었다. 최 씨는 "제가 사과할 건 사과하고 말할 건 말하겠다. 그게 '공인'의 도리"라며 "제가 SNS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 스스로 PR할 게 필요했다. 저보고 허언증, 리플리증후군이라고 하던데 웃기는 걸로 활동하니까 개그맨이라고 한 거다. KBS를 언급한 건 잘못이 맞다. 하지만 제가 개그맨이라고 말한 건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KBS를 언급한 건 사실이라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이후 프로그램 측에 편집 요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최 씨는 소속사 질문에 갑자기 화를 내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자리를 피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과거 그가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라고 언급한 프로그램 측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측은 "저희한테 연락 온 적도 없다. 저희 번호도 모를 거다. 사전 인터뷰를 할 때 최 씨가 마지막 기수라고 해서 연출을 한 것"이라며 "저희는 오리지널 원본 영상을 다 가지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심지어 최 씨는 KBS 공채 개그맨 신분을 사칭해 여성들에게 접근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배우 C씨는 "그 사람 유명했다. 촬영장에 늦고, 촬영하다가 엎어버리고. 여자들한테 찝쩍댔다. 밥 먹을 때도 도시락 들고 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번호 물어보고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제작진과 만난 여성 D씨와 E씨는 최 씨에 대해 "길에서 뒤따라와 말을 걸더니 '나 개그맨인데 방금 코빅 찍고 왔다'면서 번호 달라고 했다. '나 공인이라 이상한 사람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라고 증언했다.
게다가 최 씨는 드라마 작가를 사칭해 모 여배우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배우 F씨는 "(최 씨가) 드라마 준비하는데 술자리라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서 제 프로필 달라고 하더라. 이후 SBS 드라마 작가라는 사람이 캐스팅 건으로 연락을 했다. 작가가 리딩 하러 오라고 보내준 주소로 가보니 아파트였다. 생각해 보니 최 씨가 살고 있는 위치와 너무 비슷했다"라고 털어놨다. 확인 결과 작가가 알려준 주소는 최 씨의 주소였다. 그 후로 F씨는 최 씨와 연락이 끊겼다.
여배우 G씨도 "(최 씨가) 촬영을 연결해 주겠다고 해서 '보조 출연하신 거냐'라고 물어보니까 무시하냐고 화냈다"라며 "앞으로 후회할 거라고 방송 생활 못 하게 해주겠다고 했다"라고 협박한 사실을 말했다.
앞서 최 씨는 2019년 동물 학대 의혹 취재 당시 제작진에게 강아지 입양 목적에 대해 "이성에게 접근하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최 씨는 "길 가다 보면 강아지 끌고 나온 사람 중 80%는 여자"라며 "얘기할 게 없으면 강아지 얘기로 대화하는 게 주목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제작진은 다시 최 씨에게 연락해 "여배우들에게 캐스팅시켜 준다고 한 적 있지 않냐"라고 묻자, 최 씨는 "제가 누군가를 소개해 줄 능력이 안 된다. 저에 대한 능력이 너무 많다. 동물 학대범이라는 얘기도 너무 억울하다. (제) 방송활동이 이렇게 이슈가 돼서 자숙하려고 한다. 그냥 일반 회사원으로 면접 보려고 한다. 오늘도 면접 봤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최 씨는 연락 바로 다음 날 또 다른 프로그램에 재연배우로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포털사이트에서 최 씨의 프로필 정보는 내려갔다. 최 씨는 사칭 논란이 일자 소속사 정보와 개그맨 활동 이력을 삭제한 바 있다.
프로필 삭제 전 최 씨의 프로필에 따르면 직업은 탤런트로, 데뷔는 2023년 '코미디 빅리그'로 표기돼 있다. 수상 이력에는 2019년 아프리카TV 신인 남자 토크BJ 1위, 2011년 성남시청소년예술제 유머코믹부문 우승 등이 있다.
그러나 이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그가 수상했다는 2019년 아프리카TV 시상식 수상자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나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2011년 우승했다는 성남시청소년예술제 참가 종목은 댄스. 음악, 전통예술 단 3종류로 유머코믹 부문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