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표 음식은 단연 송편이다. 상에 올린 반들반들한 송편이 그리 먹음직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그러나 작은 크기라고 만만하게 생각해 양껏 먹어선 안 된다. 명절 연휴 '확찐자(확 살이 찐 사람)'가 되고 싶지 않다면 싸 오지도 말아야 한다.
□ 추석에는 왜 송편을 먹을까?
송편의 본래 이름은 '송병'이었다. 소나무 송(松)자에 떡 병(餠)자. 솔잎에 찐 떡이란 뜻이다.
가을에 수확하는 햅쌀로 떡을 빚어 차례상에 올리며 조상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집안의 노비에게 송편을 나눠주며 농사 일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 지역별 특색이 담긴 송편
송편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송편은 '오색송편'으로 쌀가루에 쑥이나 치자, 말오미자를 넣어 알록달록 색을 낸 송편이자.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만드는 게 특징으로, 안에는 깨 소를 넣어 빚는다.
감자가 특산물인 강원도 지역에선 감자 녹말로 반죽을 만든다. 감자 송편 안에는 팥이나 강낭콩 등 소를 넣는다. 손자국 모양으로 빚기도 한다.
지금은 꽤 대중적이지만 모시 송편은 원래 전라지역의 이색 송편이었다. 전남 영광, 고흥 등에서 나는 모시잎을 삶아 반죽에 넣고 박콩, 팥, 밤, 대추, 깨 소 등을 넣고 만든다. 오래 두어도 쉽게 굳지 않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칡송편도 있다. 예부터 경상도에선 산에서 나는 칡을 캐다 반죽에 섞어 칡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칡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향에 붉은 팥 소를 넣는다. 큼직한 모양으로 빚어내 다른 지역의 송편보다 크기가 큰 편이다.
제주에는 달짝지근한 완두콩 소를 넣어 만든 완두송편이 있다. 둥글고 납작한 비행접시 모양을 자랑한다.
□ 몇 개만 먹어도 밥 한 공기 수준… 고열량인 송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안전나라에 공개한 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송편 1개(25g 기준)의 열량은 55㎉ 수준이다. 통상 흰쌀밥 한 공기(210g)가 313㎉라고 하면, 송편 5~6개를 먹었을 때 밥 한 그릇을 뚝딱한 셈이 된다.
'추석에 송편 많이 먹으면 안 됩니다!', '송편은 살찌는 음식이에요!'라는 둥 경고(?)가 방송에도 이미 여러 차례 나왔지만, 자그맣고 알록달록한 송편을 보면 사실 고열량 음식이란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 탓에 다들 이를 망각하고 만다.
혹여나 이런 생각으로 이번 추석에도 송편을 양껏 먹을 계획이라면 아래의 사진에 주목하길 바란다.
송편 칼로리를 실감케 하는 사진을 준비했다. 송편 개수(1개당 25g 기준)에 따라 이런 음식을 먹었다고 보면 된다.
★ 송편 1개(25g)=55㎉
골드키위 1개(100g)의 열량은 55㎉로, 송편 1개(25g 기준)와 같다.
★ 송편 5개(125g)=275㎉
흰쌀밥 한 공기(210g) 열량은 313㎉으로, 송편 5~6개를 먹었을 때와 비슷하다.
★ 송편 10개(250g)=550㎉
송편 10개를 먹으면 신라면 1봉지(120g·500㎉)를 먹은 것과 같은 열량을 섭취하는 것이다.
★ 송편 50개(1.25㎏)=2750㎉
토핑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피자 한 판(라지사이즈 기준) 칼로리는 2000~3000㎉ 수준이다. 만일, 송편 50개를 먹는다면 피자 한 판을 통째로 먹은 셈이 된다.
※ 그래도 송편을 포기할 수 없다면? 설탕 등 깨 소 대신 콩이나 팥을 넣으면 조금이나마 열량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