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숨 막히는 긴장감이 장악하는 영화가 베일을 벗었다. 날 것의 송중기 그리고 원석에서 보석이 된 홍사빈, 김형서 주연 영화 ‘화란’ 이야기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창훈 감독과 배우 송중기, 홍사빈, 비비(김형서)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로, 올해 개최된 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됐다.
이날 김창훈 감독은 “어릴 때부터 칸 영화제는 꿈이었다.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까지 갔다는 게 아직도 이게 벌어진 일인가라는 생각한다”면서 “아무도 모르는 신인들끼리 작업을 할 때 선배님이 중심이 돼서 잘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정말 감사하고 함께 영화를 만들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누아르 영화를 찍겠다는 것보다는 폭력적인 환경과 뒤틀려있는 어른들이란 요인이 한 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 소년이 그런 환경에 휩쓸릴 때 어떤 선택을 하는가, 세상은 본인에게 어떤 것을 돌려주게 되는가 등 물음에 관심이 생겨서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극 중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을 사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을 맡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저는 코로나 기간도 있었고 ‘승리호’도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됐다. 극장에서 인사드리는 건 진짜 오랜만인 것 같다. ‘군함도’(2016)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의미 있는 영화다”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재혼과 득남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송중기는 “전혀 없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는데 축하해 주신 만큼 감사하다고 인사 드릴 수 있는 자리가 생겨서 감사하다”며 “많이 축하해 주신 만큼 아기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첫아들을 품에 안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초보 아빠고 제 와이프도 초보 엄마라 이렇게 빨리 크는 줄 몰랐다. 정말 진짜 빨리 크더라”라며 “아기 옆에서 잘 지내면서 좋은 사람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사랑하는 영화를 이 타이밍에 소개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화란’은 송중기가 무보수로 출연할 만큼 욕심이 있던 작품이라고. “이렇게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가진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밝힌 송중기는 “예전에 그런 작품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 의지와 다르게 하지 못했다. 그게 한이 돼서 아쉬웠던 찰나에 ‘화란’ 대본을 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홍사빈은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로 분했다. 그는 송중기와 호흡에 대해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밥도 많이 사주셨다”면서 “저는 예스개 런티다. 선배님께서 노 개런티인지 몰랐다. 항상 편하게 하라고 해주시고 액션 끝나면 안아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하게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속으로 ‘아는 사람이다. 같이 작업해 봤다. 예전에 만난 적 있다’ 주문을 걸었다. 마스크를 쓰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누군가 첫 촬영에서 안 떠시네요 라고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숙소에서 다음 날 떨지 말고 잘하자는 주문을 많이 걸고, 연습을 했다”고 고백했다.
비참한 현실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연규의 동생 하얀은 비비가 맡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 행사에 참여한 비비는 “연기자로 인사 드리는 건 처음이다. 예쁘게 봐 달라”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비비는 “제가 앨범을 만들 때는 저 또한 한 명의 연출자로서 그림을 그리는 화자였다. 이번에 하얀은 거의 첫 연기 도전이다. 하얀이는 도화지에 감독님이 어떤 걸 그려주시는지, 어떻게 같이 만들어 가는지 초점을 두고 임했던 것 같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송중기에 대해서는 “맛있는 걸 정말 많이 사주셨다. 첫 작품을 선배님과 함께하게 돼서 저는 정말 럭키인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를 들은 송중기는 “홍사빈 씨는 처음 큰 작품을 맡았는데 전체적인 영화를 끌어가야 하는 정서를 담당했다.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했다. 마지막 엔딩 액션신을 3~4일 정도 촬영했는데 회의하고 간 적이 있다. 그때 대화를 해보니 생각이 깊었고, 처음 주인공을 하는데도 서투르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비비에 대해서는 “형서 씨는 과하게 칭찬하면 부담될까 봐 못 하겠다. 저희 영화가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생선, 물고기로 흘러가는데. 그냥 파다다닥 튀는 살아있는 활어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수로서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 것들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아 그런데 기사가 이상하게 나갈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화란’은 내달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