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 예선 태국전에서 한국 대표팀 맏형 박진섭이 고의로 옐로카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내용을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경기를 중계하면서 정확히 캐치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이하 한국 시각) 중국 저장성 진화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가졌다. 이날 한국은 4 대 0 스코어로 태국에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이목을 끈 장면이 있었다. 바로 후반 초반 한국이 코너킥을 차기 전 장면이다.
이때 중앙 수비수 박진섭은 코너킥을 차기 위해 나섰지만 주춤주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심판은 경기 지연 이유로 박진섭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 입장에서는 박진섭 해당 행동이 의아해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다 계산된 행동이었다. 팀을 위한 계획이었다.
앞서 열린 1차전 쿠웨이트전에서 박진섭은 경고를 이미 하나 받은 상태였다. 만약 태국전에서 박진섭이 고의로 경고를 받지 않은 상태로 이후 펼쳐질 16강전 등 더 중요한 겨기에서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팀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옐로카드 두 장을 받으면 한 경기는 무조건 출전하지 못하는 룰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박진섭은 태국전에게 옐로카드를 일부러 받아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인 바레인전에 결장하며 자신에게 쌓인 경고를 터는 것을 택했다.
이러한 상황이 그려지기 전, 전반 추가시간에 이영표 위원은 "4 대 0으로 여유가 있다면, 박진섭이 갖고 있는 (옐로)카드 한 장은 우리에게 '털고 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후 펼쳐질 장면을 예측하듯 말했다.
박진섭 코너킥 이후 중계를 하며 이 위원은 "이제부터는 옐로카드를 안 받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토너먼트에 가면 카드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캐스터는 "황선호 감독은 다 계획이 있는 것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태국전이 끝난 뒤 박진섭은 믹스트존 기자들 앞에서 "본선에 올라가기 전에 경고를 빨리 없애는 게 목적이기는 했다. 준비된 시나리오였다"며 "제가 너무 연기가 어색하게 했다. 제가 코너킥 키커를 6년 만에 서보는 것이라서 너무 어색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K리그면 바로 주는 경고인데 심판이 오늘 경고를 너무 안 주셔서 너무 어색했다"며 "'진섭아 연기를 왜 이렇게 못 하냐'라며 보는 애들마다 한 마디씩 했다. 강인이도 연기를 너무 못한다고 하더라. 연기 연습 좀 해야겠다"고 머쓱해 했다.
그러면서 "(고의로 경고를 받은 행동은) 경기 선수 구성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못 뛰면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 오후 8시 30분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치른다. 이미 2승(승점 6)을 챙긴 황선홍호는 바레인전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