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수에게 청첩장을 받지 못해 결혼식에 가지 않았다가 되레 욕을 먹은 네티즌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더쿠'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청첩장 안 줘서 결혼식 안 갔는데 욕하는 사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사수에게 청첩장을 받지 못해 결혼식을 안 갔다가 관계가 안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수의 결혼식 전 몇 번이나 사수에게서 "따로 주겠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끝내 받지 못했다.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글쓴이는 결국 사수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회사에서 사수와 만난 글쓴이는 대뜸 사수에게 핀잔을 들었다. 자신의 직속 부하인 글쓴이가 결혼식에 오지 않아 체면이 구겨졌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얼마 전 사수 결혼식이었는데 사무실에서 청첩장 돌릴 때 저만 안 주셔서 '저는 청첩장 안 주시나요'라고 하니까 따로 준다고 하고 청첩장 안 주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뒤로 말씀 없으셨고 결혼식 2주 전쯤 사무실에서 다들 결혼식 얘기하길래 '근데 결혼식이 며칠인가요? 청첩장을 못 받아서…'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다른 분이 'OO씨 아직 청첩장 못 받았어?'라고 하더라. 사수는 '아 따로 주려고요' 하셨다. 그 뒤로도 결혼식 전까지 기다렸는데 결국 청첩장은 못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생활 초보인지라 결혼식 당일까지 달라고 따로 다시 말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사수가 저만 오지 말라고 돌려서 표현하시는 건지 고민했다. 결혼식 시간도 몰랐다. 다른 직원분께 물어보면 알 수 있지만 안 물어봤다"라고 했다.
그는 "결국 안 갔다"라며 "솔직히 마음 많이 상하더라. 제가 말도 없는 편이고 일할 때 실수도 종종 한다. 그래도 직장에서 제일 친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치사하게 저 한 명만 빼놓고 청첩장 돌리시는 게 너무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지 말라는 뜻인가 보다'하고 안 가고 주말 지나 출근했다. 다른 분들이 'OO씨 왜 안 왔어~'라고 하셔서 '청첩장을 안 주셔서 못 갔다'라고 하면 사수가 안 좋게 보일까 봐 '그냥 일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이게 잘못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후 글쓴이는 며칠 뒤 출근한 사수에게 불려 가 쓴소리를 들었다. 사수는 "내가 꼭 오라고 했는데 말도 없이 안 오는 거 진짜 무례한 거 아니냐"라며 "청첩장 못 받았다고 안 왔다는 말이냐. 내가 따로 준다고 계속 얘기했으면 까먹고 못 줬어도 와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오지 말라고 했냐"라며 화를 냈다.
이에 글쓴이는 "죄송하다. 저는 몇 번 말씀드렸는데 저만 주신다고 하시고 계속 안 주셔서 가면 안 되는 건 줄 알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사수는 "결혼식 준비하면 정신없는 거 모르냐. 왜 눈치가 없냐. 내가 OO씨한테 따로 준다고 했던 거는 결혼식에서 잠깐 소개해 줄 사람이 있어서 그 얘기 때문에 따로 만나서 주려고 했던 거다"라며 "계속 준다고 했으면 와야지. 직속 부하 직원이 상사 결혼식에 안 와서 내가 꼴이 말이 아니다. 일로도 최소한으로 마주치고 싶으니 더 이상 할 얘기 없다"라며 쏘아붙였다.
글쓴이는 "이렇게 마지막 얘기 끝나고 계속 냉전 중이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저도 억울한 부분이 있긴 한데 제가 크게 실수한 것 같다. 다시 제가 사과드려야 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한편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7%의 남성과 64%의 여성이 '청첩장을 받는다고 모두 참석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또 결혼식 청첩장을 받을 때 66%의 여성과 48%의 남성은 '부담감을 느낀다'라고 응답했다. 부담의 이유 중 '경제적 부담'을 꼽은 남성은 22.7%, 여성은 16.7%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