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의 말다툼 끝에 아파트에 불을 질러 14세대를 불태운 20대 여성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고 뉴스1이 1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규)가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25·여)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13일 오전 7시50분쯤 광주 북구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입건돼 재판에 넘겨졌다.
술에 취한 A씨는 연인 B씨가 자신에게 함부로 한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 B씨가 좋아하는 옷을 전부 불태우겠다며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옷방에서 시작한 불은 4층 주거지를 태웠고 아파트 전체로 번져 13세대와 외벽, 복도 등을 태웠다.
이 불을 소화기로 끄려던 70대 아파트 경비원이 화상을 입고 이웃 50여명이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현주건조물방화는 불을 질러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을 불태움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사람의 생명을 해칠 가능성이 큰 범죄인 까닭에 무거운 형으로 벌한다. 실제로 상해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그럼에도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이유가 뭘까.
재판부는 "방화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로 자칫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이 큰 범죄"라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초래될 수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상해 피해자인 아파트 경비원과 10명의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