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형성해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충북 청주시 오창읍의 인구가 한 달 새 무려 5만명 증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청주시 공무원들의 부실한 통계관리로 '지방소멸은 없다'로 손꼽히는 오창지역이 하루아침에 소멸지역으로 전락했다.
시가 홈페이지에 공지한 통계정보를 보면 6월 오창읍의 인구는 7만1558명(외국인 포함). 2020년 인구 7만명을 넘어 일명 '대읍'(大邑)으로 승격한 오창은 증평·괴산·단양·보은·옥천·영동 도내 자치단체보다도 인구가 많다.
그러던 오창 인구가 한 달 뒤인 7월 들어서 2만917명으로 전달보다 무려 5만641명이 감소하는 일이 벌어진다. 인구 5만명인 옥천군 주민들이 한꺼번에 전출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대신 내수읍 인구가 5만명 늘어 6만9811명으로 급증했다. 세대수 9000가구 정도인 곳에 한 가구당 7.7명씩 대가족을 이뤄 거주하는 보기 드문 기이한 상황이 됐다.
이어 8월 오창지역 인구는 전달보다 1627명이 준 1만9290명(외국인 포함)으로 7월보다 더 떨어졌다.
매체가 일선 현장에 있는 오창읍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에게 문의한 결과 8월 말 현재 오창지역 주민등록상 세대수는 3만796가구, 인구는 6만8727명으로 확인됐다.
통계수치와 실제 값이 차이를 보인 원인은 시청 담당 부서의 부실한 통계관리다. 내수읍과 오창읍을 헷갈려 세대수와 인구를 뒤죽박죽 짜깁기해 자료를 만들다 보니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신뢰·정확성이 생명인 통계관리를 확인·검수 과정 없이 대충하다 보니 청주시 인구통계는 2개월 연속 오류가 났다.
시 관계자는 "수기로 자료를 작성해 입력하다 보니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바로 수정하겠다"고 했다.
황당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누구 하나 업무 폭탄 맞고 실수한 거네", "도시 인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능자네", "손짓 한 번으로 한순간에 5만 명을 증발시키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수기로 작성을" 등 비판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이차전지 기업 약 40개가 밀집해있다. 전기차 산업이 본격 흐름을 타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고, 자연스레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오창 공장(25GWh)에 약 5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이곳의 생산 규모를 33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 밸류체인 덕에 오창읍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자체 중 한 곳이다. 오창읍의 평균연령은 36.8세에 불과하다. 서울시(44.2세)보다 7살 이상 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