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 차입니다. 남편이 점점 사랑스러워지는데 저 같은 분 있을까요?” 글, 반응 폭발

2023-09-13 17:24

“그렇게 계산적이었던 제가...”
“제 부모님은 많이 다투셨다”

결혼 8년 차인 여성이 남편이 갈수록 사랑스러워진다고 고백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감을 드러내는 기혼 여성들이 적지 않다.

손을 잡고 데이트 중인 커플 (참고 사진) /Chay_Tee-shutterstock.com
손을 잡고 데이트 중인 커플 (참고 사진) /Chay_Tee-shutterstock.com

여성 A씨는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결혼 후 남편에게 사랑이 더 깊어지시는 분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자신과 같은 생각인 누리꾼이 있는지 궁금해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는 여자고요. 8년 차 부부입니다.

문득 궁금해서요. 혹시 저와 비슷한 분들이 있으신지 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토할 거 같거나 불편하신 분들이 있으면 죄송하고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ㅠㅠ

저는 남편에게 다양한 감정이 들어요. 한순간이 아니라 그냥 생각하고 있으면 드는 감정이요.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존경스럽고, 자랑스럽고, 든든하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지켜주고 싶게끔 보호본능을 느껴요. 아들처럼요.

아프면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고, 회사에서 남편 못살게 구는 동료가 있으면 혼내주고 싶었어요.

결국 남편은 스트레스로 병 나서 회사 그만두고 쉬기도 했어요. 제가 한동안 외벌이하면서 스스로 놀랐던 점은 그렇게 계산적이었던 제가 가장이 된 걸 나쁘지 않게 느꼈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깊어지는 사랑이 정말 있을까요?

저는 어릴 적 부모님이 다투시는 것도 많이 보고 자랐어요. 부모님은 같이 사시지만 서로 이해하지 못하세요. 그냥 서로 받아들인다고 하나? 서로 소통이 안 되셔서 침묵으로 몇 달을 보내시기도 하세요. 어떨 때 보면 그저 종교가 같아서 결혼하신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저렇게 무미건조한 게 사랑인가 싶었어요.

연애를 많이 안 해봐서 그런지, 연애의 끝은 항상 지루함으로 끝나서인지, 멀어진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사람 자체에 대한 사랑이 계속 깊어지는 게 당황스럽고 너무 낯설어요.

결혼을 했으니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제 주변엔 대부분 결혼 자체에 회의적이거나 결혼생활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

주변에선 10년이 지나고 아이가 있으면 달라질 거라고 하네요. 몇 년 지나면 다시 와서 이 글을 봐야겠어요.

해당 사연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입장을 공감했다. 이들은 "저도 결혼 6년 찬데 갈수록 남편이 좋아져요" "전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고 아이도 있는데 서로 더 사랑합니다. 저희도 같은 소리 들었어요" "다음 달이면 결혼 17년 찬데 저도 그래요. 계속 예쁘게 사랑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사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저도 아기를 낳기 전까지 그랬습니다. 아기를 낳고 나니 어느새 남편은 머저리 팀원이 돼 있네요" "그냥 점점 편해지긴 하더라. 딱 거기까지" "너무 부럽습니다..." 등 반대 의견을 내놓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