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채 다른 여성과 동거하는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양육비를 요구한 아내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를 수강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따로 사는 남편 B씨에게 지속적으로 "양육비를 달라"는 문자를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05년 A씨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출한 뒤 다른 여성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최근까지도 계속 별거 생활을 이어갔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를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또한 B씨가 다른 여성과 동거하는 아파트에 찾아가 손해배상 소송 증거를 확보하겠다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결국 "남편 집으로부터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법원 명령이 떨어졌지만 이후에도 15차례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 범행 기간과 내용을 보면 B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법원 명령을 받고도 스토킹 행위를 지속해 죄질이 좋지 않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와 오래 별거하는 동안 미성년 자녀를 혼자 키웠고 그 과정에서 겪은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