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24층 집까지 배달해줄 수 있냐는 고객의 요청에 라이더들이 앞다퉈 손들었다. 어찌 된 영문일까.
지난 9월 11일 개드립, 루리웹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치킨점이 수신한 고객 주문서 사진이 올라왔다.
치킨을 먹고 싶었던 아파트 24층 거주자 A씨는 배달 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다.
그는 선결제 하며 주문 메모에 "기사님께 내용 숙지 부탁드린다"라고 적었다. 뒤이은 배달 요청 사항에는 "엘베 공사 중이며 24층까지 올라오시면 1만원 현금 지급해 드립니다. 어려우시면, 출발하실 때 문자 주세요. 1층으로 내려갈게요"라고 기재했다.
해당 사연을 전한 라이더 B씨는 "이 내용 때문에 치킨집 사장님이 2번이나 (고객에게) 전화하셔서 내용을 확인하셨고, 기사님들이 서로 배달하겠다 경쟁했다"고 전했다.
라이더 B씨도 "내가 가려고 했는데, 퇴근 때 한번 계단 타고 자재 들어온다고 차 빼라고 또 한 번 계단 타고 (하는 바람에) 힘들어서 못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보상이 참 좋기는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나라도 무조건 한다", "24층 생각보다 금방 올라간다", "세금 안 떼고 콜 2-3개 비용인데 할 만하다", "배달 한 건에 시급 급인데" 등 라이더들의 심정이 이해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례는 결이 다르지만 엘리베이터 이용 문제는 배달 기사와 고객 간 갈등 요인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도 엘리베이터 고장에 배달 기사가 주문자에게 조금만 내려와서 받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문자는 단호하게 올라와 달라고 거절한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지난 8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배달 기사 C씨는 "같이 일하시는 연세 있으신 할아버지께서 비 오는 날에 배달갔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있었다"며 "그래서 전화로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니 내려와달라고 했는데, 시킨 여자분이 못 내려가니까 9층까지 올라오라고 했다"고 제보했다.
이어 "그래서 못 올라간다니까 신고하겠다고 했다. 무조건 올라오라고 그게 배달원이라고 말했다"며 토로했다.
누리꾼들 사이에는 "배달비를 냈는데 당연히 문 앞까지 배달해야 한다"는 의견과 "승강기 고장을 미리 알리지 않았는데, 주문자가 배려해 줘야 한다"는 반응이 첨예하게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