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3만원이 말이 되느냐'며 항의하는 고객을 깔아뭉갠 배달 식당 업주가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은커녕 갈채를 받았다. 무슨 내막일까.
지난해 한 배달 앱 리뷰에서 벌어졌던 고객과 업주의 언쟁이 요즘 루리웹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하고 있다.
배달 고객 A씨는 어느 날 저녁에 앱으로 곱창떡볶이 전문 매장에 음식을 주문했다가 주소를 잘못 입력한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업소에 사정을 설명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한술 더 떠 업소는 제대로 전달받으려면 배송비 3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삐친 A씨는 앱 리뷰에 해당 식당을 겨냥해 "부분 환불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며 "제대로 배송하려면 배송비가 3만원이라고 하는 데 좀 최악이네요"라고 쏘아붙였다. 악성 후기와 함께 "많이 버세요"라고 빈정대며 별점 1점을 주는 '테러'를 가했다.
그러자 쏜살같이 업주의 응답이 붙었다.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다"는 업주는 "배달 기사님이 해당 주소지로 배달을 가셨으나 기척이 없어 전화드렸다"며 "그제야 고객님이 배달 앱에 주소를 잘못 적었다고 지금 하남에 있으니 이쪽으로 배달해 달라고 하셨다"고 짚었다.
이어 "저희 매장은 분당 정자동인데, 이곳에서 하남까지 배달이 가능한 매장이 있을까요"라고 따졌다.
또한 "권역 밖의 지역은 배달이 안 되고 심지어 저녁 피크타임이라 기사님께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리기도 불가능했다"며 "저도 안타깝지만 유일한 방법은 고객님께서 매장으로 가지러 오시는 것 뿐이라고 조심스레 안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직접 오시기 어려우셨는지 퀵서비스로 보내 달라고 하시길래 직접 업체에 연락해 기본료를 물어봤다"며 "그 시간에 하남 지역 가장 가까운 동까지 기본요금 3만원 나온다는 답변을 받아 고객님께 그대로 전달해 드렸다"고 했다.
A씨는 "고객님은 내용을 들으시더니 기본 재료비를 뺀 나머지를 환불해 달라고 하셨다"며 "저희로서는 밀려드는 주문을 뒤로 한 채 응대해 드린 거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대신 다음 주문 때 서비스를 더 많이 챙겨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상기시켰다.
계속해서 그는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고객님은 욕을 하더니, 장사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며 "위의 내용은 다 빼먹으시고 댓글을 다시니 저희 가게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님들이 행여 오해하실까 봐 상황을 상세히 적어본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희 직원이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주시면 좋겠다"며 "더불어 고객님과 같은 인성을 가지신 분에게 저희 매장은 앞으로도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장문의 반박문을 마무리했다.
알고 보니 경기 하남시에 있는 A씨가 실수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업소에 배달 주문을 넣었고, 배달 허탕을 친 업소에 음식을 하남으로 가져다 달라는 요구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퀵비 3만원' 얘기를 듣자 A씨는 음식값 환불을 요청했는데 거부당하자 별점 테러로 응수한 것이었다.
분당 정자동에서 하남까지는 대략 30km 거리로 자가용으로 40분 이상, 버스로는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직장과 집 중에 바꿔서 시켰네", "그냥 돈 버린 셈 쳐야지 그걸 가져 달라 그러나", "사장이 벼르고 있었네", "같은 동네도 아니고 도시가 다른데", "차라리 제주도로 보내 달라 하지", "지능 테스트를 할 수도 없고" 등 머리가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