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중앙일보는 국회 사무처의 '국회의원 방문외교 결과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국회의원 215명(중복 포함)이 해외출장은 52회 다녀왔다.
지난해 1년 간 출장 횟수는 58회였는데, 올해는 절반의 기간 동안 거의 이에 버금가는 정도로 해외출장이 진행된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내년 4·10총선 준비 때문에 올해 후반기부터는 해외출장을 나가기 어려우니 의원들이 미리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해외출장은 공무로 간주돼 국회 사무처가 지급하는 예산으로 대부분 충당된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회의원 해외출장 비용은 52억 6425만 원에 달했다. 의원 1인당 2448만 원을 쓴 셈이다.
이 비용 중에서도 54.2%는 항공료였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국무위원 상당의 보수를 받는 공무원’으로 분류돼 대통령·국무총리·부총리·감사원장·국무위원·검찰총장 등과 함께 1등석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국회는 2014년부터 의장단을 제외한 대표단 방문외교 경비 지원을 비즈니스석으로 통일해 시행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이동거리가 비교적 짧은 국가를 방문할 때도 비즈니스석을 탔다.
한 예로 지난 1월 ‘재일민단중앙본부 신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여야 의원 10명은 2박 3일간 일본 도쿄를 갈 때도 왕복 비즈니스석 항공료로 1인당 147만 원씩 사용했다.
해외출장 장소는 유럽이 14회로 가장 많았고 북미·중남미도 5회나 됐다. 유럽 중에서는 영국·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국가 혹은 북유럽 국가가 9회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비행시간이 긴 국가를 방문하게 되면 장시간 업무 전화를 피할 수 있고 비행기에서 쉴 수도 있어 의원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과한 의전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경우 주일 한국대사관이 입국 수속을 지원하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량도 제공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의원이 갈 식당이나 관광명소를 대신 예약하는 일이 흔하다”며 “공무가 아닌 의원 개인의 쇼핑을 위한 이동에 대사관 차량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