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인기 K-푸드인 닭갈비를 한국 여행 중 먹었다가 병원에 실려 간 일본 여성이 십년감수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 여성은 '오싹했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는데 이번 사례는 톡 쏘는 매콤한 맛에 적응 안 된 지극히 개인적 체질 문제일 뿐이다. 여성 스스로도 식당 위생관리를 지적했거나 닭갈비 자체를 일부러 깎아내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시식 후기들이 누적되면 전반적인 일본인들의 닭갈비 열풍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최근 한 일본 여성의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연이 에펨코리아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파됐다.
일본 여성 A씨는 한국을 찾았다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여행 첫날 밤 숙소에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른쪽 아랫배가 욱신거리기 시작한 것.
'이 정도면 내일 아침까지는 나아질 거야'라고 위안하며 억지로 잠을 청한 건 오산이었다. 그는 심한 두근거림과 통증으로 새벽 4시에 잠이 깨 화장실에 가야 했다. 그리고 30분 정도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증세가 호전될 기미는 없었다.
불안감에 휩싸인 A씨는 "이렇게 많이 아픈 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맹장염일까, 나 죽을까?"라고 함께 여행 온 친구에게 호소했다. 이들은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그는 "새벽 4시여서 119에 구급차 요청을 해도 애초에 전혀 연결이 안 되거나 연결이 돼도 다들 한국어를 사용했다"며 "그래서 '영어나 일본어 부탁한다'고 마구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우리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대응했다"며 "숙소도 호텔이 아니라 작은 게스트하우스여서 소재지를 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30분 정도 전화와 씨름하다 간신히 일본어가 통하는 직원과 연결돼 '구급차를 보내주겠다'는 말을 듣고 A씨는 '드디어 살아난다'며 편안해졌다고 했다.
전화를 끊은 지 10분 후쯤 구급차가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돼 혈액검사 등 검진을 받은 A씨는 두어 시간 뒤인 아침 7시에 회복돼 숙소로 돌아왔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의료진은 A씨에 "어젯밤 먹은 닭갈비가 매워서 위장이 거칠어졌기 때문이다"고 증세 원인을 설명했다.
병원비는 총 30만원(약 3만엔) 들었지만 다행히 여행자보험에 가입돼 있어 귀국 후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는 A씨는 "정말 오싹한 경험이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민간구급차와 달리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119안전신고센터의 구급차는 이송 거리나 환자 수 등과 관계없이 전국 어느 곳에서나 무료다. 외국인에게도 똑같은 혜택이 적용된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작 닭갈비 먹고 저러나", "일본 친구는 쌈장도 맵다고 하더라", "일본인들은 튀김우동도 맵다잖아", "매운 거로 유명한 집 갔나 보네", "매움 단계 있는 집에서 잘 모르고 중간 정도 시킨 듯", "한국인들 괜히 위암 위염 비율 높은 게 아니네", "당장 여행자보험 가입하러 간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K-푸드 관심이 커진 일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음식이 닭갈비다. 닭갈비는 매콤한 양념 소스에 닭고기와 채소를 넣고 볶아 먹는 음식으로. 매운 음식이 흔치 않은 일본에서는 치즈를 많이 넣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