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갔다 모기 물린 한국인, '뎅기열'로 사망 (+방문한 국가)

2023-09-01 20:11

사업 차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방문한 한국인
갑자기 뎅기열 증상 발현...치료 도중 끝내 사망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에 감염돼 사망했다.

모기 자료 사진 / nechaevkon-shutterstock.com
모기 자료 사진 / nechaevkon-shutterstock.com

1일 질병관리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업 목적으로 최근 방글라데시와 아프리카를 자주 방문했던 한국인 A 씨가 지난달 22일 뎅기열 증상 발현 후 방글라데시 현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4일 숨졌다.

A 씨의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인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뎅기열은 5~7일 잠복기 후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에서 뎅기열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유행국가를 방문했다가 걸린 경우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까지 107명의 한국인이 올해 해외에서 뎅기열에 감염됐다. 주요 감염 국가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올해는 동남아, 서남아 지역에서 이례적인 강수량 증가로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높아져 매개모기 밀도가 급증했다. 모기가 번식,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겹치며 해당 국가를 방문한 현지인과 관광객의 사망 케이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재감염 시 치명률이 높아지는 뎅기열은 감염력이 있거나 유행 지역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 바이러스는 모두 4개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재감염 시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치명률이 5%에 달하는 중증 뎅기열(뎅기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 등)로 진행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1일 뎅기열 우세 혈청형이 바뀌어 재감염으로 인한 중증 사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관리청은 "뎅기열 위험 국가에 체류 중이거나 방문 예정인 국민은 뎅기열 예방을 위해 모기기피제, 모기장 등 모기 기피 용품을 준비해야 한다"며 "외출 시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고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공항과 항만의 국립검역소를 통해 오는 11월까지 무료로 뎅기열 선제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home 김유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