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의 도심형 테마파크 내 실내동물원에서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이는 모습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곰, 호랑이, 사자 등 맹수들이 지내는 이 실내동물원의 사육장이 40∼50평 내외에 불과하다. 야생동물 활동량에 비해 비좁은 편이다. 이로 인해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시달려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
반달곰은 경우 통유리벽을 따라 왔다 갔다 하거나 갸웃거리듯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모습을 보였고, 백호랑이는 유리 벽 앞에 딱 붙어 좌우로 배회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백사자 사육장에 있는 암사자와 수사자는 축 늘어진 상태로 꼼짝하지 않았고, 라쿤과 호저 등 다른 동물들도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거나 벽을 핥는 등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 환경이 동물들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이혜원 동물자유연대 한국동물복지연구소장은 "대형 맹수의 경우 실내에 갇혀 지내는 것이 매우 큰 스트레스인데 사람으로 치면 인터넷과 TV 등 즐길 거리가 아무것도 없는 방에 24시간 갇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일부 동물에게서 정형행동이 나타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행동풍부화 시설 등도 강화하고 있다"며 "더 좋은 환경에서 살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 주어진 환경에서 동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사육사들도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개정된 동물원 관련법이 오는 12월 시행되는데 새로 제시되는 관리 기준에 맞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동물들을 기증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은 오는 12월 14일 시행된다. 동물원과 수족관 운영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고 동물별로 적합한 사육 기준이 시행규칙을 통해 정해진다. 체험 활동 등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미 운영 중인 동물원은 새로운 기준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기까지 5년의 유예기간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