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총동창회 회장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관련,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했다.
예비역 중장으로 전역한 박종선(69) 육사 총동창회 회장은 “회개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또 나라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박 회장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육사총동창회 명의 성명 발표 배경 등을 설명하며 위와 같이 발언했다.
박 회장은 “육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정예 장병 양성 특수목적대학”이라며 “육사는 특정한 정치 이념이나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사에서 독립군·광복군 흉상 등 시설 조형물을 나름대로 재배치하는 사업을 하는데 그것이 색깔론, 이념 분쟁으로 비화하여 나라가 떠들썩하다. 육사, 국방 종사자는 친일·민족분열 세력이라며 터무니없이 비약하는 정쟁을 보며 부적절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홍범도 장군의 행적과 공과에 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회장은 “봉오동 전투 등 홍범도 장군의 전과, 독립운동 기여도를 축소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런 부분에서는 존경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소련군, 공산당원이었던 홍범도 장군을 사관생도들의 표상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은 정말로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지금 당장 공산주의와 싸워야 하는 집단인 사관학교 생도들이 공산주의자에 경례하고 다닌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육사에서 과연 그분을 추앙해야 하느냐”라고 했다.
육사 동문 입장이 성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는 질문에 박 회장은 “회원이 2만 명 가까이 되니 여러 입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육사 졸업생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많은 졸업생에게 연락받았으며,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2018년 흉상이 설치될 땐 왜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박 회장은 “당시에는 동문이나 총동창회가 설치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육사 내부 의견 수렴 때 교수진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전력에 관해서는 육사 동문 간 이견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정희 대통령 정부 등 역대 정부가 홍범도 장군의 훈장을 추서하고, 박근혜 정부가 홍범도함을 진수했는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박 회장은 “한-소련 수교가 1991년 노태우 정부 때”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백선엽 장군은 사관생도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박 회장은 주장했다.
백선엽 장군의 만주군 간도특설부대에서 복무를 한 이력이 있는 등 일부 친일 행적에 관해서는 “예수님도 회개하면 봐주셨다”며 백 장군이 친일행적을 회개하고 한국전쟁 때 나라를 구한 점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홍범도 장군은 1927년 소련 공산당 입당 후 1943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당적을 유지하면서 소련으로부터 연금을 받았다. 반면 백선엽 장군은 20대 초반 한 몇 년간 일본군 간부를 했지만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 국군을 창설하는 데 혁혁한 일을 했고 6·25 전쟁에서도 나라를 구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도 회개하면 봐주지 않는가”라며 “회개한 사람과 회개하지 않은 사람, 나라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을 우리는 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