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3개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2차 장마가 시작되는 가운데, 9호 태풍 '사올라'와 10호 태풍 '담레이'에 이어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경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괌 북북서쪽 570㎞ 해상에서 발생한 하이쿠이의 중심기압은 998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18㎧(시속 65㎞)이다.
시속 14㎞로 서북서진 중인 하이쿠이는 다음 달 2일 오전 9시께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150㎞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으로 발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은 커 경로 예측이 어렵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은 하이쿠이가 일본 남쪽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모의했지만,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상하이 방면으로,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은 대만을 거쳐 중국 남부 내륙으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쿠이는 중국이 태풍위원회에 제출한 이름으로 말미잘을 뜻한다. 태풍 이름은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이 110개씩 제출한 단어를 순서대로 쓴다.
한편 이번 비는 지난 27일 중국 남부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내리고 있다. 중국 남부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은 현재 산둥반도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저기압은 북동진해 서해상을 지나 북한을 통과할 전망이다.
저기압이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불어 넣으면서 경로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겠다. 남쪽으로부터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바람이 지형과 충돌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께 저기압이 연해주로 빠져나간 뒤에는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해오면서 서쪽으로 확장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경계면을 형성, 정체전선이 만들어져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우기' 또는 '가을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어느 지역에 영향을 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제9호 태풍 '사올라', 제10호 태풍 '담레이',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동시에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남쪽 저위도 해상에 열대요란(저기압 발달이 예상되는 열대지역의 대기 흐름)이 계속 발달하고 있는 만큼 기압계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다만 사올라와 담레이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청은 2차 우기나 가을장마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우리나라 남쪽에서 태풍 준동이 복잡한 양상이라 정체전선이 언제까지, 어느 지역에서 영향을 줄지는 변동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28∼29일 예상 누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충청권 30∼80㎜, 전라권·경상권 50∼120㎜, 제주도 30∼100㎜, 울릉도·독도 20∼60㎜다.
전남동부, 경남서부, 제주도산지, 서해5도 등에는 많게는 150㎜까지도 오겠다. 28일 서해먼바다를 중심으로 내려진 풍랑특보는 오는 29일 오전부터 서해앞바다, 밤부터 동해중부먼바다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