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수산물 소비 급감 우려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소금 등 수산물 사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2일 관계 각료 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8월을 기준으로 따지면 30년간 134만 톤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게 된다.
국내 수산물 소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2011년과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 유출을 시인한 2013년 급감한 바 있어 업계는 이번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박준모 연구원은 올해 국회 토론회에서 2011년 당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3개월간 일평균 수산물 거래량이 12.4% 줄었다고 발표했다. 2013년 당시엔 전통시장에서 40%, 대형마트와 도매시장에서 각 20% 수산물 소비가 줄었다.
올 4월 소비자시민모임이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10명 중 9명꼴로 오염수 방류 뒤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에 방사능 측정기를 도입해 수산물 검사를 강화하고 추석 선물 세트는 기존 비축분이라 영향이 없음을 강조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백화점은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 결과를 정기 체크하고 있다. 추석 선물 세트의 수산물은 4월 이전 수매분으로 구성했고 굴비·선어 등 대표 품목은 추석 비축 물량을 올 설의 3배 이상 확보했으며, 내년 설 예상 물량도 미리 비축했다.
신세계(004170)백화점 역시 국내산 굴비·갈치·옥돔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했고 아르헨티나·캐나다·에콰도르 등 일본과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은 정기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사들인다.
백화점 입점 식당에서 일부 사용하는 수산물의 경우 방사능 검사성적서가 확인된 제품만 취급하며, 상품과학연구소에서 방사능 관련 간이측정기를 통한 상시 검사에 더해 정밀 분석 장비(고순도 게르마늄 감마핵종 분광분석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069960)도 굴비·옥돔 등 주요품목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고 수입처 다변화 노력도 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점포에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했고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엔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평시-주의-경계-심각 4단계 중 평시 단계로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 중인 이마트(139480)는 상황을 주시하며 단계 격상을 검토한다. 기존에 검사대상 어종 중 최대 25% 샘플링 검사를 했던 것은 6월 말부터 최대 50%로 상향했다.
주의 단계에선 최대 75%, 경계 단계에선 최대 100%를 검사하며 심각 단계에선 아예 판매 중단 조치한다.
롯데마트는 롯데안전센터에서 주요 포구별 샘플에 분기별 1회 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했고 방류 시점엔 검사 횟수를 더 늘릴 예정이다. 추석 수산 선물 세트는 모두 사전 비축된 국산 냉동 물량이라 영향은 없으나, 세트 생산 직전 모든 상품 방사능 검사를 하는 등 품질 검수를 강화한다.
홈플러스도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오염수 방류 시 국내산 수산물도 공급업체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 확보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공급업체 대상으로 상품검사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한편 대형마트에서 천일염이나 미역, 다시마 등의 사재기 조짐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트 관계자는 "방류가 확정되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쓰나미 당시에도 사고 이후부터 매출 동향에 (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