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연수 준비를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기던 초등학교 여 선생님이 대낮 등산로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끝에 숨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구로구의 한 대학병원에는 많은 동료교사, 교직단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조문을 한 가운데 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이 교복차림으로 와 오열했다.
고인의 교대 동기인 A교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어제 빈소에 다녀왔다"며 "곳곳에서 오열하는 소리가 이어졌고 유가족들 얼굴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고 빈소 모습을 전했다.
이어 "특히 선생님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더라,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지난 17일 낮 사건 상황에 대해 A교사는 "체육부장 보직을 맡고 있던 고인은 방학 중 계획된 학교 체육 자율연수 참여 및 진행을 위해 학교로 출근하시던 길에 변을 당했다"며 "연수가 오후 2시에 시작한다면 담당자는 그보다 일찍 출근해서 필요한 일들을 챙겨야 하기에 전날인 16일에도 선생님은 12시 정도 출근, 학교 선생님들에게 연수 참여를 독려하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는 분명히 공무상 재해로 재해 인정이나 순직 처리가 꼭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범인 최모(30)씨가 전날 '피해자한테 할 말 없느냐'는 물음에 "죄송합니다. 빠른 쾌유 빌겠습니다"고 한 것에 대해 A교사는 "양손에 그렇게 무시무시한 너클을 끼고 가혹한 폭행으로 사람을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고 빠른 쾌유를 빈다는 그런 말은 정말 인면수심의 발언이다"고 분노했다.
진행자가 "친구에게 못 다 전한, 할 말이 있는지"라고 하자 A교사는 "그곳에서는 마음 아픈 일 없이 아프지 말고…"라며 차마 말을 잊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 17일 오전 11시44분쯤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을 통해 학교로 가던 도중 최씨에게 무자비한 폭행과 성폭력을 당했다.
고인은 위독한 상태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가 지난 19일 오후 3시40분쯤 사망했다.
강간 상해 혐의로 구속된 최씨에 대해 경찰은 20일 혐의를 강간상해(징역 10년이상)에서 강간살인(무기징역 이상)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이번 주 내로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최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