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엔딩크레딧에 흘러나오던 노래 정체에 많은 이들 이목이 쏠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7일째인 지난 15일 누적 관객수 200만을 돌파했다. 개봉 당일 23만 관객을 동원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흥행 중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온 관객들은 엔딩크레딧 때 나온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때 흘러나온 노래는 바로 가수 윤수일이 1982년 발표한 노래 '아파트'다.
'아파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병헌(김영탁 역)이 황궁아파트 자축 파티에서 주민들을 모아놓고 노래방 기계로 열창하는 장면에서도 등장한다. 극 중반부쯤 등장하는 이 장면 극 전체를 관통하는 아주 중요한 신(scene)이기도 하다.
이처럼 '콘크리트 유토피아' 주제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아파트'는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한 번 더 나온다. 이때는 주인공 이병헌이 아닌 어떤 여성의 목소리로 '아파트'가 흘러나온다. 이 목소리 주인공은 바로 '콘크리트 유토피아' 신스틸러 조연 박지후다. 박지후는 극에서 황궁아파트 103동 903호 주민 문혜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네마에서 열린 '콘크리트 유토피아'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박지후는 "나는 엔딩 크레딧까지 못 보고 나와서 내 노래를 못 들었다"며 "좋게 들어주셨으면 감사한 일"이라고 엔딩크레딧 삽입곡을 부른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후시 녹음을 할 때 엄태화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셔서 부르게 됐다"며 "극에서 영탁(이병헌)이 부른 것과 다른 느낌으로 '아파트'를 불러봤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걸 잃고 공허한 마음을 살리고자 했다"며 "음치이지만 최대한 분위기를 잡고 불렀다"고 덧붙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014년 연재 이후 호평을 모았던 김숭늉 작가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출연했다.
지난 17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제96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선정 이유로 영진위 측은 "'아파트'라는 건축물이 계급과 부를 상징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며, 서민아파트 황궁 만이 건재한 이후 생존을 위해 사투하는 모습이 인물 군상들의 다양한 욕망을 잘 드러내 주었고, 주인공 이병헌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인 불황과 천재지변이 지구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작금에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영웅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보통 사람들이 등장하며 그 안에는 아카데미를 감동시킨 영화 '기생충'에서 발견되는 '계급'이라는 화두를 다루고 있고, 결말 또한 자못 그 가치가 크다고 본다. K-컬처 K-무비 경향에도 부합돼 낯설지 않게 북미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심사위원 7인 만장일치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선정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