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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가 없을 정도” 첫날부터 55만 돌파한 '오펜하이머', 압도적 박스오피스 1위 등극

2023-08-18 17:48

광복절 개봉한 '오펜하이머', '콘크리트 유토피아' 뛰어넘으며 박스오피스 1위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 쓴 '오펜하이머'를 더 재밌게 보는 관람 포인트

“놀란 감독의 최고 작품”, “3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 몰랐다”
“무조건 N차 관람 간다”, “감탄밖에 안 나오는 연출”...

영화 ‘오펜하이머’를 관람한 관객들이 영화 예매사이트에 남긴 한줄평이다.

CGV 인스타그램
CGV 인스타그램

지난 광복절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으로, 천재 과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미국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 폭탄을 개발한 실제 역사를 다뤘다.

‘오펜하이머’는 놀란 감독이 3년 만에 공개한 신작 영화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이미 개봉한 해외에서도 총 8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국내 개봉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갔다.

그리고 8월 15일, 아니나 다를까 국내 개봉 첫날부터 ‘흥행 미터기’가 터져버린 것이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캡처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캡처

영화 ‘오펜하이머’는 국내 개봉 첫날 무려 55만 2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압도적인 차이로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이번 기록으로 2023년에 개봉한 외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 달성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또 최근 5년간 광복절에 상영됐던 모든 영화를 뛰어넘는 신기록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른 영화와 비교해 봐도 대단한 성과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55만 2천 명이라는 오프닝 스코어는 영화 ‘테넷’(13만 명), 영화 ‘인터스텔라’(22만 명), 영화 ‘덩케르크’(22만 명),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44만 명) 등 놀란 감독이 그동안 선보였던 모든 작품을 뛰어넘는 역대급 기록이다.

CGV 용산 아이맥스관에 남은 좌석이 거의 없는 상태다 / CGV 홈페이지 캡처
CGV 용산 아이맥스관에 남은 좌석이 거의 없는 상태다 / CGV 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영화를 관람한 관객과 평론가들은 호평 일색이다. 관람 이후 입소문까지 더해지자, 지난 광복절에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한 이들까지도 이번 주말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짠돌이 평론가’로 유명한 박평식 영화평론가는 ‘오펜하이머’에 별점 10점 만점 중 무려 8점을 주며 “지성, 야심, 윤리의 빅뱅 그리고 잔해”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아직 별점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플롯 자체가 거대한 핵폭탄”이라는 인상 깊은 한줄평을 남겼다.

이는 ‘오펜하이머’가 단순히 놀란 감독의 명성을 보여주는 선에서 그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도대체 오펜하이머는 어떤 작품이길래, 이처럼 극찬만 쏟아지는 걸까. 상황이 이쯤 되니 영화에 관심 없었던 사람들까지 덩달아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다가오는 주말, 영화 ‘오펜하이머’를 관람할 계획이 있다면 영화관으로 향하기 전 아래 관람 포인트들을 한 번쯤 읽어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천재 과학자 ‘오펜하이머’의 삶 그 자체.. 3시간 러닝타임조차 짧게 느껴져

이하 유니버설 픽쳐스
이하 유니버설 픽쳐스

우선 영화 ‘오펜하이머’가 실존 인물이었던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만큼, 그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1904년 미국 뉴욕의 독일 이민자 출신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집안에서 성장한 오펜하이머는 어린 시절 광물을 수집하고 성질을 분석하는 취미가 있었는데, 이때의 경험이 훗날 핵 개발의 영감을 얻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오펜하이머는 1920년대에 하버드대 화학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독일 괴팅겐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물리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전쟁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물리학자로서의 생활을 영위했을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독일에 대항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차출된 것이다.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핵무기를 개발했다. 그러다 1945년, 드디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며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오펜하이머라는 훌륭한 ‘과학자’의 삶만을 조명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변 인물과 겪은 갈등,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 한 인간의 고뇌 등 오펜하이머가 살아가면서 보여준 다양한 면모를 놀란 감독 특유의 연출법으로 보여준다. 이 때문인지,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총평이다.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놀란 감독이 CG 없이 핵폭발을 표현한 방법

전문가 못지않은 물리학적 식견을 가진 놀란 감독은 이를 본인의 작품에 투영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오펜하이머’에 등장하는 모든 장면의 과학적 원리를 알고 영화를 본다면 더 풍부한 관람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영화 ‘오펜하이머’의 핵심 장면인 핵폭발 장면을 CG 없이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는 그만큼 놀란 감독이 핵폭발의 과학적 원리를 파악하고 실제와 비슷하게 연출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놀란 감독은 생생한 핵폭발 장면을 위해 뉴멕시코 사막에 당시 기지를 본뜬 세트를 짓고, 여기에 휘발유, 석유, 알루미늄 분말, 마그네슘 불꽃 등 다양한 화학 혼합물로 실제 폭탄을 제작해 촬영에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과학이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말로만 듣던 원자폭탄의 정체”

현존하는 무기 중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핵무기의 원리에 대해서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영화에서는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심도 있게 다루는데, 원자폭탄은 원소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서 연쇄적인 핵분열 반응을 유도해 폭발을 일으킨다. 원자폭탄에는 보통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활용된다.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수소폭탄은 원자폭탄과 달리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 반응으로 폭발하는 무기다. 원자폭탄의 상위호환급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세계대전 종전 이후 수소폭탄 개발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당시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던 오펜하이머는 공산주의 스파이로 몰려 갖은 수모를 겪기도 했다.

원자폭탄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만큼, 관람 전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간다면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원자폭탄의 원리와 개발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다음의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튜브 '침착맨'
영화 ‘오펜하이머’ 스틸컷
영화 ‘오펜하이머’ 스틸컷

영화 ‘오펜하이머’는 단순히 한 실존 인물의 전기 영화가 아닌, 놀란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과 메시지가 녹아든 영화다. 놀란 감독이 표현한 오펜하이머가 전쟁을 끝낸 구원자인지 혹은 죽음을 가져온 파괴자인지 궁금하다면 다가오는 주말,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home 허주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