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혹처럼 몸 밖에 자리 잡은 채 태어난 인도네시아 소년 미카엘(7)이 한국 세브란스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미카엘이 앓고 있던 병은 '심장이소증'으로 100만 명 가운데 5명꼴로 발병하는 희소병이다. 심장이 선천적으로 비정상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증상을 말하며 대개 출생 후 며칠 내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카엘도 태어났을 당시 현지 의사로부터 2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으나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과 관심 덕에 2년을 훌쩍 넘겨 7년가량을 버텼다.
이러한 사정을 딱하게 여긴 현지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는 여러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카엘의 상태가 안 좋아 치료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던 중 사단법인 글로벌사랑나눔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결됐다.
세브란스병원 한석주(소아외과), 정조원(소아심장과), 신유림(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미카엘의 심장 CT 등 검사 자료를 확인한 뒤 치료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치료를 위한 절차를 밟았다. 가슴에는 심장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복부를 이용하기로 했고 심장을 체내로 넣기 위해 가슴과 복부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인공재료로 새로 만들었다. 단심실 내에서 혈액이 잘 섞일 수 있도록 하는 심방중격 절제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수술은 지난 6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카엘은 여느 아이들처럼 병원 여기저기를 활보할 정도로 회복해 갔다. 그리고 지난 17일 병원 본관 회의실에서 미카엘의 회복과 퇴원을 축하하는 환송회가 열렸다. 미카엘의 어머니 아구스틴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몸 밖에 있던 심장이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나 놀라운 일이고 감사하다"라며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