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인근에서 최근 폭발물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감시와 통제가 철저한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테러 정황이 포착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들어 북한에서 총기나 폭발물 등을 사용한 살인·강도 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18일 단독 보도했다.
북한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월~7월쯤에는 평양 인근에서 폭발물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해당 소식통은 "현지 주민의 증언을 통해 폭탄 테러 정황을 파악했다"며 "굉음과 사람들 비명도 들렸다고 한다"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또 "현지 주민에 따르면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폭발물 사고가 군부 고위급을 겨냥한 폭탄 테러인지 우발적 사고인지는 현재 파악되지 않았으나, 올해 북한에서 각종 강력범죄가 예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단순 사고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폭발물을 사용한 범죄는 북한 내에서 흔치 않은 데다 감시와 통제가 심한 편인 평양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적으로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군가를 노린 의도적 범죄라면 그 대상은 군 고위급 인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에선 장마당 세대를 중심으로 당 정책에 불만을 표하거나 집단으로 항의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이번 일 역시 집권층에 불만을 품은 이들 소행일 거란 분석도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의 분노는 현재 극에 달해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확산할 당시 북한 당국은 장마당(종합시장)에서 양곡 판매를 금지하는 등 식량의 사적 유통을 통제, 시장과 국가로 이원화됐던 식량 유통과정을 국가로 일원화하는 식의 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과 곡물가가 상승하면서 식량난이 가중돼 굶어 죽는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올해 북한 내 아사자 발생 건수는 최근 5년 평균치의 2배를 웃돈다. 국정원은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현재 파악한 북한의 올해 1~7월 아사자 발생 건수는 240여 건"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인 110여 건에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식량난으로 촉발된 주민들의 분노가 집단 항의나 범죄로 이어지자, 북한 당국은 지역당 산하에 불평분자를 색출하는 전담 비상설 태스크포스(TF)도 신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신변 불안을 느낀 탓인지 경호를 강화하고 폭발물 탐지기로 추정되는 장비도 새로 구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아직 어떤 용도인지 등은 더 확인해 봐야 하지만, 김 위원장이 올해 폭발물 탐지 장비로 추정되는 장비를 외국으로부터 새로 들여왔다고 했다. 지난 4월에는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 곁에 있는 경호원들이 방탄 가방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가방을 들고 나타난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