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무직들도 교사 못지않게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이하 본부)는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16일 전국 교육공무직 총 468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악성민원 피해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본부는 “악성 민원 처리는 교사든 교육공무직이든 하위직 개인이 떠맡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부에 따르면 교육공무직 10명중 6명 이상이 악성 민원을 받고 있고, 9명 이상은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교육공무직은 공립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이들 가운데 공무원이 아닌 교무실무사, 행정실무사, 특수교육지도사, 돌봄전담사, 사서 등을 뜻한다.
악성 민원 유형 가장 많은 건 '학생 지도 관련'이었다. 무려 63.5%가 이런 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행정 사무 관련이 15.2%, 시설 관리 관련이 4.8%였다.
악성 민원 유발은 학부모가 81.1%로 가장 많았고 학생도 2.4%를 차지했다. 심지어 지역 주민 등 외부인도 8%나 됐는데 '학교 행사가 시끄럽다'는 항의도 있었다.
공개된 사례 중에서는 학부모가 명확한 이유 없이 교육공무직에게 상담이나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지역 한 돌봄전담사는 “자녀가 집에서 물병을 집어 던진다며 돌봄교실 탓을 했다. 그 학부모는 원하는 내용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끊이지 않고 계속 상담과 민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한 학교도서관 사서는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원 버스 시간에 맞춰 태워 달라고 하고 도시락을 싸 왔는데 직접 먹여 달라는 민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본부는 “항의성 민원 응대 시스템은 가급적 학교 이전에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 등 상급기관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원 대응팀은 지시하는 지위의 교감과 행정실장을 제외하면 결국 교육공무직이 실질적으로 전담하게 된다. 이는 독박 민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들어올 민원은 행정업무 등 직무와 무관해 (우리가) 감정 쓰레기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