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줄어들어 추석까지 과일과 채솟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값과 함께 요즘 물가의 불안을 주도하는 건 농산물이다.
올해 역대급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수급 불안도 커졌다.
서울에 사는 자취생 박모씨는 지난 15일 과일을 살 겸 동네 마트에 들렀다 가격표를 보고 경악했다고 16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수박 1통에 2만~2만5000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4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던 것. 박 씨는 "3만 원대도 아니고 4만 원이 넘는 수박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올여름 제대로 수박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4만 원 넘는 돈을 주고 수박을 살 자신은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수박을 포함한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원래 과일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인데 태풍 등 자연 재해가 겹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엄두가 안 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이번 태풍 '카눈'의 거센 바람으로 사과 과수원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이번 피해까지 반영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평년보다 90% 인상된 과일은 사과뿐 아니라 폭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복숭아, 배 등 과일의 전체적인 수급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봄철 이상 기온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이었는데, 과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이 되면 과일의 가격이 더욱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도매 가격은 10kg에 2만 5760원이다.
무 도매 가격도 20kg에 2만 9320원으로 배추와 무 모두 지난달보다 2배 넘게 뛰었다. 대파와 시금치도 지난달보다 50% 넘게 올랐다.
태풍 '카눈'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반영하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번 태풍으로 지난 11일 기준 여의도 면적 5배를 넘는 농지가 피해를 보았다고 매체가 전했다.
한편, 줄어든 공급량이 다음 달 추석 명절의 과일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 가격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추석쯤 되면 사과 한 알 사기가 부담스러울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