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 걸렸던 세종시, 광복절 앞두고 완전히 '작심'했다

2023-08-14 20:36

한 목사의 그릇된 행동으로 난리 났던 삼일절
시민들부터 먼저 나서 적극 동참 중

3·1절 일장기 소동이 일었던 세종시가 이번엔 '태극기 달기 운동'에 나섰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세종시 나성동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 운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전광판, 아파트 게시판, 마을방송 할 것 없이 여러 수단을 동원해 태극기를 달자고 홍보하고 있다.

우동연 나성동장은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3·1절 일장기 게양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선제적 의미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태극기 꽂이가 없는 주상복합건물 위주인 세종시 중심지역 나성동이 태극기 달기 운동에 앞장서면 시 전역으로 확산해 시민들이 대거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국가보훈부 세종 본부에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에서 영주 귀국하는 독립운동가 오성규 지사의 환국을 환영하는 광복군 서명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 이하 뉴스1
세종시 국가보훈부 세종 본부에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에서 영주 귀국하는 독립운동가 오성규 지사의 환국을 환영하는 광복군 서명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 이하 뉴스1

우 동장은 “꽂이가 없는 주상복합이나 신축 아파트에 태극기를 달 수 있도록 여러 기관에서 흡착고무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대다수 시민이 스스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태극기 달기에 나설 때까지 태극기 달기 운동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3·1절 일장기 게양 사건'이란 지난 3월 1일 나성동 인근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주민 이 모 목사가 일장기를 내걸었던 일이다. 일장기를 내리라는 주변의 요구에도 이 목사는 한동안 버티다가 나중에서야 조치를 취했다.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고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소녀상 앞에서 열린 '위안부법 폐지 국민행동'의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에 참석했던 이 모 목사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고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소녀상 앞에서 열린 '위안부법 폐지 국민행동'의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에 참석했던 이 모 목사

같은 달 이 목사는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에 등장해 일장기를 흔들고, 자신의 사무실에도 일장기를 달아 놓았다.

심지어 그런 행동을 유튜브를 통해 당당히 공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모 목사가 아파트에 내걸었던 일장기 / 온라인 커뮤니티
이 모 목사가 아파트에 내걸었던 일장기 / 온라인 커뮤니티

이 목사의 행동을 지켜본 한 지역 주민은 한 달 동안 태극기를 걸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는 "한 달 동안 저녁에는 거두고 아침에 다시 거는 방식으로 태극기를 걸겠다"고 전하며 "많은 동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절대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가르쳐 주고 싶다"며 "이번 일을 모른 척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