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에 대해 교사에게 보낸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초등교사 커뮤니티에 게재된 문서가 재조명됐다.
공개된 문서에는 한 학부모가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보낸 지침 사항이 담겨 있다.
먼저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에게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며 "강력제지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솟구쳐 오른다. 위험한 행동 및 제지가 필요한 경우, 관심을 다른 곳으로 전환을 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어 "싫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지 않게 하시라"며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이 해롭다. 급식을 억지로 먹게 하면 독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래의 (아이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며 "이미 충분히 잘못을 알고 있어서 감정을 충분히 읽어주시면 차츰 행동이 수정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시, 명령투보다는 권유, 부탁의 어조를 사용해달라"며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시하거나 명령하는 식으로 말하면 아이는 분노만 축적된다. 특히 반장, 줄반장 등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면 자존감이 올라가 학교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는 아이에 대해 "표현이 강하고 과장되게 표현한다", "칭찬과 사과에 너무 메말라 있다", "회화는 강점이고 수학은 취약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가 지옥이다', '학교를 폭발하고 싶다' 등은 학교 가기 힘들고 무섭다는 표현"이라며 "80%는 버리고 20% 정도로 해석하시라"고 요구했다.
또 "칭찬 결핍과 억울함(=사과 부족)이 뇌 손상의 큰 이유다. 칭찬은 과장해서, 사과는 자주 진지하게 하시라"며 "뇌세포가 활성화될 때까지 쓰기와 수학 등 학습에 대해 강요하는 것은 자제 부탁드린다"고도 요구했다.
나아가 그는 아이에게 "두 손 모으고 고개 숙여 하는 인사를 강요하지 않도록 하시라"며 "고개 숙이는 대신 멋있게 손 흔들기 등 다른 방법으로 인사하게 하시라. 극 우뇌 아이들의 본성으로 인사하기 싫어하는 것은 위축이 풀리는 현상이다.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가두시면 자존감이 심하게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는 "등교를 거부하는 것은 자주가 허용되자 제일 힘든 것부터 거부하는 현상"이라며 "교실에서 돋보이고 싶지만 현실은 전혀 반대여서 괴로워하는 것이다. 또 소통이 불편해서 아이들에게 놀림받을까 공포감으로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또래들에게 돋보일 거리를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교사에게 이같은 지침서를 전한 학부모는 세종시 교육부 5급 사무관으로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 직위해제 처분 받게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 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에 따르면 학부모가 지난해까지 교육부 5급 사무관이었다가 올해 3월 인사발령으로 대전 모 학교의 행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세종교육청은 즉시 B씨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부모가 애 망치는 전형적인 케이스", "집에서 키우세요", "아동학대 X, 교사 학대 O", "갈등 생겼을 때 편들어 달라는 게 너무 토악질 난다.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라는 것도 있는데 다른 친구들은 아이 학교 다니는 데 필요한 장식임?", "저거 교실 뒤에 붙여 놓으면 재밌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학부모들이 1년 동안 자기 자식 교육해 줄 사람이면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이라며 "식당에서 진상부려서 서비스 받아내던 습관대로 교사한테도 진상부리면 내 자식에게 더 잘해줄 거라 믿는 것 같다. 머리 좋은 학부모는 교사에게 협조적으로 행동하면서 보조 맞춰야 자식에게 이로운 걸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