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잦은 해외 출국으로 빈축을 사는 와중에 현재 체류 중인 미국에서 원격 기자회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을 키우고 있다.
10일 스포츠 전문 매체 액스포츠뉴스는 축구계 소식통의 말을 빌려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가 이달 중순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KFA가 이미 회견 관련 공지를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기자회견 툴은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이라고 한다.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한국에서 상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부임 이후 5개월 동안 한국보다 해외에서 있던 시간이 더 길었다. A매치가 끼어 있었던 3월과 6월을 제외하곤 시간 대부분을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 보냈다.
그는 지난 3월 한국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고 4월에 해외로 떠나 유럽파를 점검했고, 국내로 돌아와 잠깐 시간을 보낸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 행사에 참가한 뒤 다시 돌아갔다.
6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으로 돌아와 2연전을 치른 뒤 여름휴가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 달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24일 입국하자마자 또 자리를 비웠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일 미국으로 향했다. 이번 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생일을 포함, 이전에 잡혀 있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에서 계속 머문 뒤, 다음 달 9월 A매치 때 유럽 현지에서 합류할 계획이다.
거주 논란은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감독 부임 전부터 우려하던 문제점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코칭스태프에 선수 점검이나 대표팀 스케줄 조정을 상당 부분 맡기고 미국에서 보고받는 형식으로 일을 처리해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출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서 볼 때도 의아한 듯하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지난 2일 한국 언론을 인용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4개월 만에 3번째 미국 자택으로 갔다"면서 "한국 상주 약속은 어디에?"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내보냈다.
가뜩이나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뒤 초반 4경기에서 2무 2패로 한국 대표팀 외국인 사령탑 데뷔 후 무승 신기록까지 세운 터라 빈번한 출국은 더욱 비판받고 있다.
아시안컵까진 이제 5달 남짓인 지금, 한국에 들어와서 언론과 소통을 해도 부족할 판에 '온라인 화상 채팅'을 통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한국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 행동으로 비친다.
본인은 물론 코칭스태프 전원이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던 파울루 벤투(54) 전임 감독과 더욱 비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