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6월과 12월, 초임 교사 2명이 목숨을 끊은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 한 학부모의 만행이 공개됐다.
당시 학교는 두 교사의 사망 원인에 대해 교육청에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으나 유족 측은 두 교사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학교 측의 책임 회피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이 모 교사는 2016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했고 이듬해 고 김 모 씨가 부임했다.
2021년에는 각각 5학년 3반과 4반 담임을 나란히 맡았지만, 김 씨는 그해 6월, 이 씨는 12월에 생을 마감했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학부모 악성 민원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 사건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시 상황에 대한 게시글도 게재됐다.
한 누리꾼은 '학부모가 장례식장에 선생님 진짜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와서 한참 노려보고 감'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동료 교사들도 이들의 사망 원인을 몰랐다고 털어놨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동료 교사들에게 사망 원인이 잘못 알려졌다"며 "여 선생님은 결혼문제, 남 선생님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아무도 몰라서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냐는 말까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실제로 동료 교사들도 (사망 원인을) 모른 체 그 반 보결 들어갔고, 학기 말 학교 측에서 육아시간 쓰거나 지병 있어서 전담인 사람들을 임시 담임으로 들어가라고 폭탄 돌리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장례식장에서야 이영승 선생님 유가족이 뭔가 이상하다고 해서 선생님들이 눈치채기 시작했다"며 "이영승 선생님 장례식장에 한 학부모가 이영승 선생님 진짜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와서 한참 노려보다 갔다"고 밝혀 충격을 더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자기 전화 피하는 줄 알고 온 듯하다"며 "뉴스에 나온 학부모와 동일 인물인지는 모른다. 다만 해당 반에 민원 넣는 학부모들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 측이) 다른 선생님들에게는 아이들 정서와 학교 혼란을 우려해 '해당 선생님을 개인 사정으로 못 온다고' 말하게 시켰다. 당시 아이들이 엄청 궁금해 할 줄 알았는데, 별 반응 없었고 학교도 잘 굴러갔다"고 돌아봤다.
나아가 그는 초임 교사 2명을 추억하기도 했다.
그는 세상을 등진 초임 교사들에 대해 "돌아가신 분들은 정말 순하고 싫은 소리 못하는 분들"이라며 "두 분 다 학교에선 오히려 밝게 지내려 엄청 노력했다. 김은지 선생님은 행사 동영상 만들 일 있으면 자원해서 만들고, 이영승 선생님은 친목회 총무였는데 사망 직전 친목회비 다른 선생님한테 계좌이체 한 뒤 극단적인 선택하실 정도로 책임감 강한 사람이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너무 착한 사람들이라 남들 욕도 안 했다. 이에 동료 선생님들은 깊은 사정을 모르시는 듯했다"며 "학기 말이라 방학하면서 선생님들 사건도 묻히고 같은 학교 타 선생님들도 학교 많이 옮기시고 다음 해에 신규 5명 발령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그냥 조용히 지내다 가려는 분들이었던 듯"이라고도 밝혔다.
작성자는 "이영승 선생님 군대 가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교장 바뀌고 마침 두 분 다 돌아가셨다"며 "저는 당시 해당 학교 교사 가족이다. 제 가족도 당시 심적으로 대단히 고통스러워했다. 이제서라도 밝혀져서 다행"이라고 글을 마쳤다.
한편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학교와 경기도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언론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학교 측이 교육청에 보고했던 사망 원인은 두 명 다 개인 사유에 의한 추락 사고였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