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
이 일로 당시 주변을 지나던 한 여성이 크게 다쳤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과 건물 외벽 등을 들이받았다.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 일부와 배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곧장 수술을 받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28세 남성 A 씨로, 그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조수석 서랍에 있는 담배를 꺼내려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강하게 저항했다고 KBS는 전했다.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A 씨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했다고 입을 모았다.
SBS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사고 이후 비틀대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목격자는 "(사고 후 차량 밖으로 나온 A 씨가) 비틀비틀거렸다. 자기가 사람을 (차로) 쳤다는 인식조차 못 하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A 씨 행동이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이유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 결과, A 씨에게서 케타민이 검출됐다. 케타민은 전신 마취 유도·유지, 통증 경감을 위해 사람과 동물에 사용하는 해리성 전신마취제인데, 진통과 환각 작용이 있어 마약으로 오용되고 있다.
검사 결과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A 씨는 "며칠 전 병원에서 케타민 성분이 든 주사를 맞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를 낸 정확한 경위 등을 현재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