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맞고 남은 수액을 계산에서 빼달라고 우긴 부모 때문에 분노한 소아청소년과(소아과) 간호사의 하소연이 주목받았다.
'소아과에서 대단한 엄마를 만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소아과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A씨는 “2세 아이가 열이 나서 왔는데 밤새 아이 보느라 지쳤는지 엄마 표정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첫 진료라 안내할 게 좀 있었는데 한마디 한마디에 툴툴거리고, 수액 맞느라 간호사가 두 번 찔렀는데 실력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라며 "분이 풀릴 때까지 간호사는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이고 있다가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했다”고 적었다.
보호자의 갑질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이가 수액을 다 맞자 링거에 남아있는 수액을 치료비에서 빼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A씨는 “(보호자가) 300㎖ 생리 식염수 맞았으니 200㎖ 남은 걸 계산에서 빼달라고 하는 거다. 정상적인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눈이 돌아가 있어서 500㎖ 값 1300원은 공짜로 한 걸로 처리하고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 번씩 이런 엄마들 오시는데 속이 터질 거 같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세상에", "너무했다", "그걸 거기서 뺄 생각을 다 했냐", "이건 아닌 것 같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소아과 전문의들의 폐과 선언 이후로 소아과 의원의 폐업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소아과 의사들의 보호자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충청남도의 A 소아과가 보호자 없이 혼자 진료받으러 온 9세 소아환자를 돌려보냈다가 보호자의 민원에 잠정 휴업 및 폐업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을 게재해 논란이 됐다.
특히 해당 공고문 게재 이후 해당 소아환자의 보호자가 맘 카페에 사실과 다른 내용의 해명 글을 올리는 등 맘 카페 회원들에게 동정을 유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가중됐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해당 의원은 해당 소아환자에 대해 딱 잘라 진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 의사 표현도 안 되는 아이에게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편의를 봐줄 테니 보호자가 함께 오라고 회유했을 뿐이었다"며 "그럼에도 맘 카페에 거짓 글을 올려 사람들을 선동했고 많은 카페 회원이 거기에 동조하는 태도에 놀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