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복지회관 갑질 의혹이 또 터졌다.
1일 군 인권센터(이하 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육군 제1군단 소속 복지회관 ‘광개토제일회관’에서 최근까지 지휘관 갑질과 특혜 대우가 있었으며 회관 관리관이 회관병들을 상대로 폭행·폭언을 일삼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광개토제일회관은 병사 복지를 위해 마련된 시설임에도 계급에 따라 식기와 반찬 가짓수 등에 차이를 뒀다.
장성급이 예약하면 별 모양으로 접은 빨간 냅핀을 사기그릇에 올려 제공하고 별도의 불판을 셋팅했다. 대령·원사급에게는 사기그릇에 왕관 모양으로 접은 냅킨을 세팅했다. 일반 예약 손님에게는 사기그릇과 냅킨을 제공하지 않았다.
군단장 등 고위급 간부들은 회관을 접대용 식당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자신의 손님이 오면 메뉴판에 없는 복어지리(맑은탕), 꽃게탕, 전복샐러드 등 특별 메뉴를 주문하고, 메뉴에도 없는 막걸리와 와인 등 주류를 갖춰놓도록 했다.
일반 손님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제철 과일과 경단 등 후식도 고위급 간부들에게는 반드시 제공해야 했다.
센터는 관리관이 회관병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폭행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회관 관리관을 맡은 부사관은 회관병이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졸고 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거나 골프채로 위협했으며, 회식에서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운 뒤 강권하며 ‘마시지 않으면 휴가를 자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센터는 관리관이 회관병들의 입막음을 시도했다고도 했다. 지난달 26일 제9사단 백마회관 내 갑질이 폭로되자 육군본부는 각 회관에 감찰 인력을 파견했는데 관리관이 감찰 인력이 도착하기 전에 회관병들에게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육군본부 상담이 끝난 뒤에는 해당 관리관이 회관병에게 “네가 나 찌른 것 아니냐”면서 “인사과에 물어보면 누군지 다 안다”고까지 했다.
센터는 “일부 장성 및 고위급 간부들이 복지회관을 연회장으로 착각하고 사용하는 일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며 “폐습을 근절하려면 회관 운영을 군인이 아닌 민간에 맡겨 불필요한 특혜 대우를 거절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개토제일회관에서 벌어진 일만 보더라도 현재 육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체 감찰이 얼마나 무용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전수조사는 육군에 맡겨 둘 일이 아니며 국방부는 전군 회관 운영을 중단하고 현역·전역자를 포함해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일제히 전수조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