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주작이 연상되는 몸 전체가 붉은 '불새'가 나타났다. 희귀종인 여름 철새 '호반새(Ruddy kingfisher)'다.
울산시는 지난달 20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의 한 계곡에서 호반새 어미새가 윤기득 사진작가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1일 밝혔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지회 소속 윤 작가는 "사진 촬영 중 우연히 오전 먹이활동을 하는 호반새를 발견했다"라며 "오후에는 새끼들이 모두 이소하는 장면도 만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소는 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것을 뜻한다.
호반새는 진한 주황빛의 굵고 긴 부리와 몸 전체가 붉은색을 띠고 있어 '불새'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총새처럼 호수나 물가 계곡에 살아가며 '물고기 사냥의 달인'이라는 별명도 있다.
산간 계곡 주변의 무성한 숲속 딱따구리 옛 둥지, 흙 벼랑 동굴에 구멍을 파서 둥지를 만든다. 해마다 사용했던 둥지를 수리해서 사용하는데 청설모, 담비 등 천적 공격을 받으면 번식을 포기하거나 둥지를 버린다.
여름 철새 중 가장 늦은 시점에 번식하는 습성도 있다. 보통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5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호반새는 보기 드문 여름 철새로 만나기 매우 어렵다. 개체 수도 적고 울음소리도 크지 않아 관찰하기 매우 힘든 새다.
윤 작가는 호반새를 알리고 울산의 자연생태를 알리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사진을 울산시에 무상 제공했다. 한 조류 전문가는 "호반새는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알리는 환경 지표종"이라며 "울산을 번식지로 삼았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작가는 울산에서 활동 중이며 지난해 12월 북구를 찾아온 재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2016년 팔색조, 2011년 호사비오리, 솔부엉이, 긴꼬리딱새 등 울산을 찾는 철새들을 관찰 및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