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이 의심되는 고양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주일 사이 발생한 확진·의심 사례는 총 5건이다.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의 한 민간 동물 보호시설에서 지낸 고양이들에게서 지난 29일 'H5형'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해당 시설에서 보호받던 한 고양이는 지난 23일부터 식욕부진, 호흡기 문제를 겪었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폐사했다.
동물병원장은 방역당국에 이를 신고했고,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같은 시설에서 지낸 고양이 10마리를 대상으로 AI 감염 검사를 진행, 이 중 3마리에서 H5형 AI 항원을 확인했다.
현재 나머지 3마리에 대해선 추가 정밀 검사가 진행 중으로, 최종 확진까진 2~3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5일엔 서울 용산구 한 동물 보호시설에 있던 고양이 2마리가 'H5N1형'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양이 AI 확진 사례가 나온 것(H5N6형)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서울시는 긴급 방역에 돌입, 민간보호시설을 포함해 관내 고양이를 대상으로 AI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AI의 경우 인수공통감염병(동물과 사람 간 전파)인 탓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다만 조사를 거부하는 시설이 있어 모든 고양이를 조사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일단 의심 사례가 발생한 장소 주변을 소독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또 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시설 19곳에서 지내는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AI 검사를 진행했다.
또 시내 민간 시설 20여 곳에 조사 협조를 요청, 거부한 7~8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설에서 검체 채취를 시행했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현재 H5N1형 AI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2003년부터 집계한 바에 따르면 해외에선 인체 감염 사례가 총 876건이나 된다.
이와 관련 시는 동물 관련 시설 종사자 등에게 동물을 돌볼 때 마스크, 장갑 등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동물을 만진 뒤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길고양이 사체나 분변을 만지는 행위를 삼가고, 숨을 가쁘게 쉬거나 침을 많이 흘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고양이를 보면 접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만일 동물과 접촉한 뒤 10일 이내에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지역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콜센터로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