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33)이 범행 전 지인에게 살인을 암시하는 발언을 꾸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조선과 7년 넘게 알고 지낸 지인 A씨와 인터뷰한 내용을 28일 보도했다.
A씨에 따르면 조선은 범행 4일 전인 지난 17일 A씨에게 연락을 했다.
연락을 받은 A씨는 조선에게서 "누구 죽여버리고 싶다" "1~2년 동안 못 볼 것 같다" "교도소 들어갈 것 같다" 등 살인을 암시하는 발언을 들었다.
A씨는 한 달 전에도 조선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조선이 커피를 마시다가 갑자기 누굴 죽여버리고 싶다고 하더라. '법 없었으면 사람 많이 죽였을 거 같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라고 넘겼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친한 사람이 이런 말을 계속한다면 주의 깊게 생각한 후 제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의 포털사이트 검색 기록에 대한 경찰 분석 결과에서도 조선이 지난달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을 검색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홍콩 묻지마 살인은 지난달 홍콩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처음 보는 20대 여성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를 받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8일 조선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 조선은 이날 오전 7시쯤 경찰서를 나서면서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느냐'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