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상온 초전도체' 세계 최초로 개발?…“사실이라면 인류문명 완전히 바뀌는 것”

2023-07-28 16:17

국내외 네티즌들 흥분케 한 한국 연구진 발표
검증 필요해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 드러낸 학계

한국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물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상온 초전도체는 상용화만 된다면 에너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꿈의 물질'로 평가되는 기술이기에, 해당 발표에 국내외 물리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반쯤 떠 있는 모습. 김현탁 박사 이름으로 사이언스 캐스트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 / 사이언스 캐스트
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반쯤 떠 있는 모습. 김현탁 박사 이름으로 사이언스 캐스트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사진. / 사이언스 캐스트

초전도 현상은 금속이나 화합물의 전기저항이 어느 온도 이하에서 급격히 0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양자컴퓨터, 핵융합발전 등을 위한 핵심적인 물질로 손꼽힌다. 상온 초전도체 기술이 상용화되면 되면 전기 손실 없는 초고효율 전력망 구축과 손바닥만 한 양자 컴퓨터 등을 실현에 옮길 수 있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2일 논문 사전 출판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 관련 논문 2편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납을 이용해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 물질을 구현했다. 그 물질은 바로'LK-99'다. 연구진은 LK-99가 섭씨 126.85도(400K)에서 초전도 현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해외 학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논문이 동료 검토(피어 리뷰)를 거친 것도 아니고 저명한 학술지에 소개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연구진이 사용한 아카이브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의 사이트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마이클 노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연구진은 초전도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마추어로 보인다"며 "이들이 데이터를 제시한 일부 방식은 수상하다"라고 비판했다. 노면 연구원은 "전 세계 물리학자들이 한국 연구진이 논문에서 주장한 것들을 검증하고 있다"며 "이 논문의 진위는 일주일 안에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학계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액체질소로 냉각되는 고온 초전도체 위에서 자기를 공중으로 올리는 이미지. 자료사진. / ktsdesign-shutterstock.com
액체질소로 냉각되는 고온 초전도체 위에서 자기를 공중으로 올리는 이미지. 자료사진. / ktsdesign-shutterstock.com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앞으로 충분한 데이터를 통해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2020년에 처음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제출했지만 다이어스 교수 사태 때문에 네이처가 논문 게재를 부담스러워했고, 다른 전문 학술지에 먼저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며 "국내 학술지에 먼저 올려서 국내 전문가의 검증을 받고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올린 것"이라고 지난 27일 조선비즈에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연구기관이 아니라 기업이다 보니 기술개발 결과물로 특허를 내고 수익도 내야 하는데, 네이처나 사이언스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조금 더 논문을 내기 쉬운 루트를 선택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상온 초전도체 구현을 위해 20년에 걸쳐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특허도 출원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리학계 인정을 받기 위해 연구진은 지난 23일 국제 학술지 'ALP 머터리얼즈'에도 논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연구진 상온 초전도체 물질 발견 소식에 국내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적지 않은 이들이 사실이라면 인류 문명 역사를 바꾸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표했다. 일부는 아직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