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생후 28개월의 어린아이를 구한 한 시민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차들이 달리는 왕복 4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나타난 아이는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아이를 돌봐주던 어린이집 측은 아이가 사라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혼자 도로를 걷고 있는 28개월 아이를 구한 사건'이란 제목의 영상이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올라와 화제에 올랐다.
해당 영상은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것으로, 지난해 4월 5일 서울 강남의 한 도로 상황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비가 내린 이날 오전, 해당 거리를 지나던 한 운전자는 신호를 대기하던 중 깜짝 놀랐다.
3살도 채 안 된 어린아이가 혼자 우산을 쓰고 차도를 향해 걸어오는 모습을 본 것이다. 심지어 건널목 신호등은 빨간 불이었고, 반대 차선에선 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운전자 남성은 차에서 내려 아이를 향해 뛰어갔고, 아이를 번쩍 안아 인도로 이동했다.
일단 안전한 곳으로 아이를 대피시킨 남성은 다른 차들을 향해 피해 가라고 손짓을 한 뒤,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너무 어린 탓인지 제대로 대화가 어려웠고, 결국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남성은 아이를 인계하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아이는 해당 도로에서 약 700m 정도 거리에 있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였다.
당시 어린이집 선생님 2명은 아이들 10명과 어린이집 마당에서 수업을 했고, 몇몇 아이가 자리를 이탈해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홀로 우산을 쓰고 700m를 걸어 도로에 나올 동안 어린이집 측은 아이가 사라진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부모에게도 아이가 사라진 일을 따로 알리지 않았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 한 어린이집 버스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려 했고, 경찰차가 뒤따라가 보니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었다고 한문철 변호사는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어린이집은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는 곳이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없어진 것도 모르면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사고라도 났으면 어쩔 뻔했냐"며 "어린이를 보호해 주고 경찰에 신고·인계해 준 운전자분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운전자분이 몇 명을 구한 거냐. 일단 아이를 구했고, 아이를 칠 뻔한 (다른) 운전자를 구했고, 어린이집 선생님 구했고, 아이 부모 구했고.... 정말 큰일날 뻔했다", "운전자분 복 받으실 겁니다", "차주분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생명의 은인"이라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아이를 구한 남성에게 박수를 보냈다.
일부는 "어린이집 공개하고 처벌받길", "보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네요. 어린이집도 이런저런 고충이 있겠지만, 저 상황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이 안 되네요",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입니다. 무개념 어린이집은 신고해야 합니다", "아이가 없어졌는데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요? 어린이집 관계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합니다", "어린이집이 너무 무책임하네"라며 원아 관리를 소홀히 한 어린이집 책임을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