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에 대한 책임론이 등장한 가운데 육아기 부모를 위한 바이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인 하정훈 원장의 입장이 재조명됐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은영 금쪽이 방송을 본 다른 전문가의 견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확산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IMtv 아이엠티비'에 '삐뽀삐뽀 119 하정훈 원장ㅣ하정훈 육아 VS. 오은영 육아 EP.1'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영상 갈무리가 담겨 있다.
이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원장은 '요즘 대세인 육아 콘텐츠'에 대해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건 정말 필요한데 또 다른 문제는 일반인들이 자꾸 질병 있는 아이들을 (방송에서) 접하게 되면 육아가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요즘에 엄마들 물어보면 육아 쉽다는 사람 아무도 없다. 이건 맨날 힘든 것만 보여줘서 (그런 것)"이라며 "쉽고 재밌게 키우는 걸 자꾸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 지금 너무 어려운 것만 계속 방송에 나온다. 이건 환자를 위한 소수의 이야기인데 이게 마치 다수처럼 보여져서 세뇌가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하더라도 쉽다고 해야지 아이들 돌보는 것이 쉬워진다. 근데 어렵다고 하고 애를 보면 쉬운 것들도 어려워진다"며 "그런 것들이 조금 우리나라 현 상황과 맞물리지 않았나. 그런 부분이 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하정훈 원장은 '오은영 박사의 육아와 다른 점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도 성심껏 답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정상 아이들을 육아하는 것이다. 정상 아이들 육아법은 다르다"며 "이들을 키우는 분야를 위한 것이 소아과고 문제 있는 애들은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문제 있는 아이들을 위한 육아법은 당연히 오은영 박사가 전문"이라고 알렸다.
다만 하 원장은 "우리는 정상 아이들을 키우고 병적인 수준까지 들어가지 않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보는 육아법"이라며 "정상 아이들을 위한 육아법이 적은 게 문제지, 문제 아이들을 위한 정보만 있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도 필요하지만 질병 없는 거의 95%의 이상의 아이들, 대부분의 정상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안 되고 있다"며 "정상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되는데 (그 아이들은) 눈에 안 띄지 않냐. 다른 말로, 관심을 끌지 쉽지 않지 않냐. 근데 사실 이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정훈 원장은 "사실은 인터넷에서 제일 문제가 뭐냐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육아 정보를 늘어놓는데 아이를 처음 키우는 사람들이 유튜브도 많이 만들고 책도 쓰고 그 다음에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며 "그 사람들 나름대로 맞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전체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그게 하나만 삐끗해도 육아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육아라는 건 전체를 모르고 단적인 정보만 알기 시작하면 엉터리가 돼버린다.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일부분만 찾아보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된다"며 "육아 공부를 하려면 책을 보면서 전체에 대한 공부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 그 다음에 부분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한 누리꾼은 "진짜 공감한다. 출산율 높이자고 몇 조 원을 쓰는 나라에서 아이가 말썽부리고 정신병원 가는 거 보여주고 이러는데 누가 낳으려고 하겠나? 정상적인 아이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거부터 방송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누리꾼들 역시 "프랑스가 인구 감소 문제로 힘들다가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효과 본 게 인구 감소니 육아 문제니 이런 걸 메스컴에서 최소한으로 발표하게 한 거였다", "요즘 예능 제목: 결혼은 지옥이다", "'저출산을 예능 탓하네' 꼭 이런 댓글 달릴 텐데 당연히 저런 프로들이 저출산의 주된 원인은 아니겠지만 저출산에 기름 붓는 역할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