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때 사망한 고(故) 채수근 상병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간부들의 보살핌으로 실명 위기를 막은 한 조리병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자신을 승리부대(육군 15사단) 군수지원대대 정비중대 조리병이라고 밝힌 A 일병은 지난 25일 군 관련 페이스북 제보 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을 통해 간부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는 지난 7월 13일 튀김 조리를 하다가 180도 고온의 기름이 얼굴에 튀어 화상을 입었습니다.
당시에 통증은 없었으나 좌측 눈꺼풀에 기름이 튄 옅은 붉은 자국만 남아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자 이틀 뒤 왼쪽 눈의 시야가 흐릿하게 보여서 중대장님과 급양(영양 관리) 담당관님께 말씀드리니 의무대로 곧장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야간 응급실을 통해서 각막 화상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다음 날 오전에 국군수도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당시 담당 군의관께서 "각막 화상은 맞지만 합병증이 올만큼 크게 다치지 않았다. 경과를 지켜보자"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 저는 다시 한번 국군수도병원에 내원해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서 처방받은 약의 투약 횟수를 줄이면 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모든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각막 화상'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였지만, 대대장님, 중대장님, 급양 담당관님 덕분에 이른 시일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앞이 잘 안 보이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곧 나아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병원에 안 가겠다고 말하는 저를 설득해 주시고, 왕복 7시간의 거리에 있는 국군수도병원까지 급하게 배차를 내려주신 중대장님과 급양 담당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군수지원대대 조리병이 다쳤다고 보고가 들어가자마자 한걸음에 취사장으로 찾아와 주셔서 저의 상태를 확인하시고 위로해 주신 대대장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합니다.
앞으로는 조리할 때 더욱 안전에 유의하며 전우들이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더 행복한 병영 식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당 사연을 접한 전현직 국군 장병들은 "내 부대가 엄청 좋은 곳이었구나..." "사람이 아파서 병원을 보냈는데 칭찬받는 군대는 대체 어떤 곳..." "저도 조리병 복무하다 크게 아파본 경험 있어서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네요. 아직 여름 많이 남았는데 안전하고 건강하길 바라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