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충북 제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10살 초등학생을 때마침 사고 현장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던 소방관이 발견해 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강원 영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낮 12시 30분쯤 제천시 장평천에서 친구 4명과 물놀이를 하던 A군이 갑자기 급류에 휩쓸렸다고 25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당시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던 영월소방서 소속 엄주환 소방위는 '도와달라'는 아이들의 외침을 들었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A군을 발견했다.
엄 소방위는 주저 없이 곧장 물속에 뛰어들었다. 물에 빠진 아이의 모습을 보자 7살짜리 아들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A군은 수심 0.7m가량의 비교적 얕은 물에서 놀던 중 급류에 떠밀려 수심 2m 이상 되는 하천 중심부까지 떠내려간 상황이었다.
물에 몸을 던진 엄 소방위는 생각보다 깊은 수심에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당황했다. 또 놀란 A군이 엄 소방위를 끌어안은 상황에 몸을 누르고 있어 더 위험했다.
이에 엄 소방위는 A군을 자기 몸에서 떨어뜨려 거리를 확보한 뒤 물가로 조금씩 아이를 밀었다.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엄 소방위와 A군 모두 지쳐갔다.
그러던 중 다행히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A군을 물 밖으로 끌어 올리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A군은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엄 소방위는 "산책 도중 얕은 물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가다가 발길을 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 1명이 물에 빠져 있더라.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남 일 같지 않았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A군과 A군 보호자는 엄 소방위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엄 소방위는 "장마철에는 모래가 떠내려오는 등 지형이 일정하지 않다. 평소 수심이 얕은 곳이라도 갑자기 깊어질 수 있어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며 "만약 들어가게 되면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꼭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