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였다가 엄마가 됐다는 사연이 방송에 나왔다.
지난 7월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여수아(49) 씨가 출연했다.
그는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남성이었다. 외국인 여성과 결혼해 세 아이의 아빠로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여성이 됐다.

여 씨는 "어렸을 땐 제가 다른 취향이 남자인 줄로만 알았다. 초등학생 때 바늘로 귀를 뚫었다. 대학생 때는 머리를 길러 염색을 하고 눈썹도 길렀다. 중성적인 옷차림을 자주 했는데, 그저 여리고 여성적인 취향을 가진 걸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늘 회사 생활이 버거웠다. 그러다 건강이 안 좋아졌다. 형제 한 분도 병으로 떠났다. 한국말을 아직도 잘 못 하는 아내를 10년 간 케어했다. 첫째 아이는 중증 자폐아다. 대소변도 못 가린다.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형편이다"라며 "나는 웬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더 잘 벌어야 했다"고 털어놓다가 눈물을 흘렸다.

여 씨는 "내 안의 진짜 내 모습을 깨달았다. 나는 펜섹슈얼 성향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이 무엇이든 사람을 사람으로서 좋아한다"고 했다.
여 씨는 3년 전 주변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고백했다. 지인들의 98%는 그를 떠나갔다. 2년 전 아내와 이혼했고, 현재 주말에만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아내에게 처음 털어놨을 때 아내의 첫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였다고 한다.

여 씨는 11살 아들, 10살 딸, 8살 딸 이야기도 했다. 그는 "녹색 어머니회 활동 등 학부모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좋아하는 춤을 맘껏 출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아이들은 여자가 된 여 씨를 큰 언니라고 부른다. 어느 날 막내가 "큰 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여 씨는 "성별 요정이 씨앗을 반대로 물어줬어. 원래 내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야"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이는 "요정은 왜 그런 실수를 하고 그래"라고 했다.

여 씨는 "나 스스로에게도 당당하고 세상에도 당당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한국 사회가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MC 서장훈은 "사람의 욕심이, 처음엔 여자가 되는 게 우선이었을 거다. 여자가 되니까 아이들이 보이는 거다. 바람이 커진 거다. 스스로 당당한 문제와는 조금 별개의 문제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학교에 오지 말란 얘기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설명해줘라.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들을 보는 시선이 과거보다는 달라졌지만 스스로 견디는 인내가 중요하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MC 이수근은 "고모라고 해라. 친가쪽인데 뭐 어때. 굳이 우리 아빠 트랜스젠더라고 할 필요가 있냐"라며 농담도 던졌다.
서장훈은 "선택만큼 감당해야 할 일도 있다. '세상이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변해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수근이 "수아가 잘못한 건 없어"라고 말하자 여 씨는 또 눈물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