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시프트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회사 주요 관계자가 여직원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전 에스티메이트 직원으로 소개한 여성 A씨는 23일 유명 게임 커뮤니티에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와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에스티메이트는 유명 게임음악 작곡가인 박 대표가 2015년 창업한 회사다. 에스티메이트는 당시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의 제작 외주를 맡았고, 이후 시프트업에 지분 49%를 넘기며 투자사로 전환했다.
A씨는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하기 전 박 대표와 한 회사에 다녔다면서 "과거 직장에서 사운드 실장이자 아트 디렉터를 겸하던 박 대표가 나한테 ‘김형태(시프트업 대표)를 만나게 해줄 테니 자기 말 잘 듣고 따라 오라고 했다"며 "네가 사랑을 모르는 것 같으니 사랑을 알려 주겠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한 A씨는 시프트업 사무실에서 에스티메이트 소속으로 일했다. A씨는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게임업계 인사들을 동경했다면서 "김형태 대표가 보고 싶어서 (박 대표) 말을 잘 듣고, 매일 새벽 4시까지 일하고 수면실에서 자면서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박 대표와 함께 일하다 친밀해져서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있던 박 대표가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너는 너다‘, ’나는 능력이 돼서 여러 명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표와 녹음실에서도 성관계를 가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일이라 밝히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강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A씨와 박 대표 사이에 있었던 육체관계가 전형적인 그루밍 성관계라는 지적이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지위가 높은 인사가 유명 인사를 소개해주겠다면서 여성의 환심을 산 뒤 육체관계를 갖는 ’환심 형 성관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에스티메이트에 재직했던 직원이 있었고, 업무상 친밀한 관계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직원의 주장은 ‘특정한 의도’를 위해 설계된 실제 사실과는 달리 상당 부분 차이가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저는 어떠한 불법 또는 강압적인 행위 등이 없었음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면서 “중대하고 신중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를 명확히 체크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 추후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맺은 성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읽힌다. 시프트업도 입장을 밝혔다. 시프트업은 이날 박 대표가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 소속된 시프트업을 퇴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시프트업에 따르면 박 대표는 실적 부진으로 자기 사업을 정리하고 지난달 시프트업에 입사했다. 이후 수습 절차를 밟고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일할 계획이었다.
박 대표가 불미스러운 추문에 휘말리면서 시프트업은 초비상에 걸렸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박 대표와 오랜 시간 함께 인연을 맺은 사이다. 더욱이 시프트업은 IPO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프트업은 최근 홈페이지에 주식 분할로 인한 주권제출 공고를 게시하고,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통해 1주당 500원인 주식을 2.5주로 분할해 1주 금액을 200원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 사전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회사 주요 관계자의 성추문이 터진 까닭에 IPO 숨 고르기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래는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의 입장문이다.
이후 25일 박진배 씨는 위키트리에 새로운 입장문을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박진배입니다.
저와 같은 회사 직원이었던 A씨가 작성한 저에 대한 인터넷 게시글 및 이로 인해 촉발된 논란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본 입장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우선하여 저와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A씨의 일방적 폭로와 달리 저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적 착취 목적의 접근, 위력상의 간음 등 불법적인 행동에 나아간 사실이 결코 없으며 이는 모두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1. A씨와의 관계 및 ‘특정한 의도’에 대하여
저는 A씨와 에스티메이트를 창업하기 전에 재직했던 회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으며, 제가 연장자이자 상급자로서 업무적 성장을 책임지는 관계로 A씨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로간의 호감에 의해 연인에 준하는 사적 관계로 발전하였고, 에스티메이트 창업 이후 초창기까지 이와 같은 관계가 이어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부적절하고 저속한 발언을 통한 남녀관계의 요구,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가스라이팅 내지 회유를 빌미로 한 남녀관계의 요구,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