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성관계까지 했는데…” 한국 회사에서 일어난 실화

2023-07-24 17:56

투자 받은 회사가 입장까지 발표
한 여성의 폭로 글 확산

게임회사 시프트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회사 주요 관계자가 여직원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전 에스티메이트 직원으로 소개한 여성 A씨는 23일 유명 게임 커뮤니티에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와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DC Studi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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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메이트는 유명 게임음악 작곡가인 박 대표가 2015년 창업한 회사다. 에스티메이트는 당시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의 제작 외주를 맡았고, 이후 시프트업에 지분 49%를 넘기며 투자사로 전환했다.

A씨는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하기 전 박 대표와 한 회사에 다녔다면서 "과거 직장에서 사운드 실장이자 아트 디렉터를 겸하던 박 대표가 나한테 ‘김형태(시프트업 대표)를 만나게 해줄 테니 자기 말 잘 듣고 따라 오라고 했다"며 "네가 사랑을 모르는 것 같으니 사랑을 알려 주겠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한 A씨는 시프트업 사무실에서 에스티메이트 소속으로 일했다. A씨는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게임업계 인사들을 동경했다면서 "김형태 대표가 보고 싶어서 (박 대표) 말을 잘 듣고, 매일 새벽 4시까지 일하고 수면실에서 자면서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inkCoffee Studi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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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A씨는 박 대표와 함께 일하다 친밀해져서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있던 박 대표가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너는 너다‘, ’나는 능력이 돼서 여러 명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표와 녹음실에서도 성관계를 가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일이라 밝히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강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A씨와 박 대표 사이에 있었던 육체관계가 전형적인 그루밍 성관계라는 지적이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LightField Studios-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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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가 높은 인사가 유명 인사를 소개해주겠다면서 여성의 환심을 산 뒤 육체관계를 갖는 ’환심 형 성관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에스티메이트에 재직했던 직원이 있었고, 업무상 친밀한 관계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직원의 주장은 ‘특정한 의도’를 위해 설계된 실제 사실과는 달리 상당 부분 차이가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저는 어떠한 불법 또는 강압적인 행위 등이 없었음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면서 “중대하고 신중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를 명확히 체크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 추후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맺은 성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읽힌다. 시프트업도 입장을 밝혔다. 시프트업은 이날 박 대표가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 소속된 시프트업을 퇴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imtmphot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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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에 따르면 박 대표는 실적 부진으로 자기 사업을 정리하고 지난달 시프트업에 입사했다. 이후 수습 절차를 밟고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일할 계획이었다.

박 대표가 불미스러운 추문에 휘말리면서 시프트업은 초비상에 걸렸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박 대표와 오랜 시간 함께 인연을 맺은 사이다. 더욱이 시프트업은 IPO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프트업은 최근 홈페이지에 주식 분할로 인한 주권제출 공고를 게시하고,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통해 1주당 500원인 주식을 2.5주로 분할해 1주 금액을 200원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 사전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회사 주요 관계자의 성추문이 터진 까닭에 IPO 숨 고르기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래는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의 입장문이다.

박진배 입장문
박진배 입장문

이후 25일 박진배 씨는 위키트리에 새로운 입장문을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박진배입니다.

저와 같은 회사 직원이었던 A씨가 작성한 저에 대한 인터넷 게시글 및 이로 인해 촉발된 논란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본 입장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우선하여 저와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A씨의 일방적 폭로와 달리 저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적 착취 목적의 접근, 위력상의 간음 등 불법적인 행동에 나아간 사실이 결코 없으며 이는 모두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1. A씨와의 관계 및 ‘특정한 의도’에 대하여

저는 A씨와 에스티메이트를 창업하기 전에 재직했던 회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으며, 제가 연장자이자 상급자로서 업무적 성장을 책임지는 관계로 A씨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로간의 호감에 의해 연인에 준하는 사적 관계로 발전하였고, 에스티메이트 창업 이후 초창기까지 이와 같은 관계가 이어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부적절하고 저속한 발언을 통한 남녀관계의 요구,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가스라이팅 내지 회유를 빌미로 한 남녀관계의 요구,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A씨의 주장과 달리 저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가스라이팅, 혹은 위압을 통한 일방적 남녀관계의 요구는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이에 대한 무분별한 억측이나 허위루머의 유포는 자제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A씨와의 관계에서 제게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저와 A씨 사이의 극히 사적인 관계 안에서의 일들로서 사적인 관계에서 잘잘못을 가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A씨는 허위 사실은 물론이며 실제 사실에 대한 교묘한 과장을 더하여 전 직장 및 A씨가 실제 근무한 적이 없는 직장이나 관계자들에 대한 신뢰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바, 저로서는 A씨의 폭로가 저뿐만 아니라 본 사안과 관련이 없는 분들을 포함하여 명예를 실추시키고 비방하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렸던 ‘특정한 의도’입니다.

1. 과로로 인한 손목부상 주장과 관련하여

제가 에스티메이트에서 A씨에게 새벽 4시까지 철야를 강요했거나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였다는 내용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A씨가 2017년 2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급여를 수령하면서 업무관계사에 납품한 일러스트 작업물은 일러스트 2장과 미니 일러스트 7장으로서 총 9장이 전부이며, 기간으로는 약 2개월에 불과합니다.

저는 A씨에게 업계 선배들과의 접점을 만들고자 예정에 없던 일러스트 제작업무도 만들어가면서A씨를 독려해왔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A씨의 업무경험을 쌓아주고 A씨가 본인의 업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취한 저의 배려였습니다만, A씨의 업무 진척률이 나오지 않아 낮은 단가의 비교적 쉬운 업무 위주로 할당하게 되었습니다. 수행이 불가할 정도로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였다거나 건강상 치명적인 업무를 강요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A씨의 관리자로서 담당업무 태만과 진척률에 대해 엄격하게 대하거나 질책에 나아간 사실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인격모독에 준하는 발언을 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통상적인 외부 발주사 요청물량 대비 업무상 진척률이 현저히 낮아 배려한 실무 작업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A씨는 업무태만에 대한 저의 질책이 있을 때마다 병명을 특정할 수 없는 손목부상 주장만을 반복하였을 뿐입니다. A씨는 손목 부상을 주장하는 중에도 오버워치 등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게임을 새벽까지 하였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A씨에게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였습니다. 회사 비용으로 근무시간 중 병원진료를 지원하였으며, 손목찜질 등 여러가지 방면의 복리후생 비용 사용내역도 증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씨로부터 병명이 명기된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A씨에 대한 기타 병명에 대한 진단 및 처방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

1. 산재처리 등과 관련한 논란과 관련하여

A씨가 저에게 산재처리 가능 여부를 문의하였을 당시, 저는 명확한 의료적 판단자료(소견서나 병명진단서)를 전혀 받아보지 못했던 터라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하였던 것을, A씨는 마치 제가 폭언과 함께 산재처리를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왜곡해 알리고 있습니다.

회사로서의 마지막 처우로써 저는 A씨에게 자율출근 명분으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2개월간 유급 휴식기간을 부여하였고, 이후 본인이 더 이상 업무를 희망하지 아니하여 자발적으로 근무를 정리하기로 협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이를 일방적인 실업급여 미지급 처리로 표현한 바, 이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

A씨가 4대보험에 모두 가입되어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직무수행에 적합한 모든 근로환경을 제공하였음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저에게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겸허히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A씨가 상처를 입었다면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그러나, A씨의 일방적 주장 과정에서 개인 사생활의 노출 및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의 유포를 통해 큰 오해와 명예의 실추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더 이상의 교묘한 허위폭로가 이루어지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향후 교묘하게 왜곡된 허위폭로가 반복되거나 이에 대한 무분별한 허위루머가 확산될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법적수단을 검토하여 강경히 대응할 예정에 있음을 함께 알립니다.

2023년 7월 25일

박진배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